상반기 역대 최고 매출 기록… 외연확장·M&A 등 전략 먹혔다
AI·숏폼 등 투자 통한 시너지 기대… "게임산업 미래 제시할것"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의 해외 시장 진출, M&A(인수합병) 등 공격적인 확장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크래프톤은 이제 AI(인공지능)와 '숏폼' 콘텐츠 등 게임 외 분야로도 경쟁력 강화에 나선 모습이다.

1일 증권가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고공행진을 기록 중이다. 1분기를 포함한 상반기 기준 '펍지: 배틀그라운드' 등 인기작 성장세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다만 2분기는 연결 기준 매출 6620억 원, 영업익 246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데 따른 기저 효과로 전년 동기와 대비해선 각각 6.4%, 25.9% 줄었다.
크래프톤은 상반기 기준으로 계산하면 매출액 1조5362억 원, 영업익 7033억 원으로 반기 사상 최고치라고 강조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9%, 9.5%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실적을 두고 업계를 중심으로는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의 확장 전략이 먹혀 들었다는 평가가 따른다.
김 대표는 750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배틀그라운드의 개발자다. 2020년에는 공로를 인정 받아 크래프톤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취임 이후엔 외연확장에 공을 들였다. 김 대표는 배틀그라운드를 중국에서 국민 게임으로 자리 잡게 한 데 이어 인도와 중동 시장으로의 진출도 꾀했다. 이것이 먹혀 들며 한 차례 스텝업을 기록했다는 평가다.
또 다채로운 콘텐츠 제시를 통한 흥행 장기화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뉴진스에 이어 올해 하반기에는 에스파와 프랑스 자동차 브랜드 '부가티'와의 콜라보레이션을 기획한 것이 대표 사례다.
크래프톤의 약점인 원(One) IP(지적재산권) 상쇄에도 힘을 쏟았다. 자체 개발 뿐만 아니라 M&A를 통해 저력 있는 기업 인수에 나서며 IP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2029년까지 한국 판타지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를 기반으로 한 오픈월드 RPG(액션 역할수행게임) '프로젝트 윈드리스', 해양 생존 어드벤처 '서브노티카 2', '팰월드 모바일' 등 13종의 신작을 개발할 계획이다.
◆ 일찌감치 AI 투자… ADK 인수 등 대형 M&A 단행도

이처럼 크래프톤을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사로 키운 김창한 대표는 게임 외 분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AI 사업이 대표적이다. 크래프톤은 일찍이 AI에 투자를 단행해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크래프톤의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렐루게임즈는 AI를 통한 개성있는 게임을 개발했으며 추리 게임 '언커버 더 스모킹 건', 음성 인식 게임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 등이 공개됐다.
올해 출시한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inZOI)에서는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AI 기술 'CPC'를 선보였다. CPC는 온디바이스 SLM(소형언어모델)을 기반으로 게임 이용자와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개념의 캐릭터다.
지난달에는 LLM(대형언어모델)을 기반으로 AI 에이전트의 게임 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벤치마크 'Orak'을 공개했으며 최근에는 SK텔레콤(SKT)와 공동 개발한 7B(70억 개 파라미터) 규모의 추론 특화 언어모델 3종을 공개하기도 했다.
'숏폼' 콘텐츠 자체에도 투자를 단행하며 이목을 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글로벌 숏폼 드라마 플랫폼 기업 '스푼랩스'에 약 1200억 원을 투자했다. 크래프톤은 스푼랩스와 함께 숏폼 드라마 분야에서 새로운 국제 표준을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미래 성장 분야를 발굴하고 사업 다각화를 꾀할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크래프톤은 올해 6월 일본의 3대 종합 광고 기업이자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ADK 그룹을 약 7100억 원에 인수하는 초대형 M&A를 단행했다. ADK홀딩스는 일본 종합광고 및 각종 콘텐츠, 애니메이션 기획과 제작이 가능한 기업이다.
크래프톤이 이처럼 공격적인 M&A를 단행하는 것은 '배틀그라운드'를 비롯한 자사 IP를 애니메이션, 영화, 웹툰 등 다양한 미디어로 확장해 팬덤을 강화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투자를 기반으로 크래프톤은 향후 게임 사업에서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크래프톤은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며 "AI 원천 기술 확보와 게임 서비스 적용을 통해 게임 산업의 미래를 제시하고자 하며 다양한 지역을 아우르는 전략적 투자와 협업도 꾸준히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