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배우 송중기, ‘화란’ ‘보고타’로 이룬 것 [홍종선의 신스틸러㉕]

2025-01-14

입력 2025.01.14 12:27 수정 2025.01.14 12:27 홍종선 대중문화전문기자 (dunastar@dailian.co.kr)

송중기는 지난해 ‘화란’, 새해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으로 배우로서의 꿈을 두 가지 이뤘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중국의 국민 사위가 된 후 아시아 프린스의 자리를 공고히 했지만, 온전히 채워지지 않았던 목마름. 아빠가 되고 나서 더욱 커졌을 열망.

송중기는 영화 ‘화란’(감독 김창훈, 제작 사나이픽처스·하이지음스튜디오, 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과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감독 김성제, 제작 영화사 수박·이디오플랜, 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이하 ‘보고타’)으로 소년미를 벗고 거친 사내로 거듭났다. TV 연기자 이미지에서 스크린 배우로 영역을 확장했다. 특히나 ‘화란’으로는 세계적 권위의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다만 흥행은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어서 작품의 결이나 완성도 대비 아쉬운 성적이지만, 배우 송중기가 잃은 것은 없다. 앞으로 만회할 기회를 얻기 충분할 만큼 두 작품을 통해 변화를 보여주었고 각오를 확인시켰다.

‘화란’에서는 기존 출연작들과 사뭇 다른 거친 캐릭터로 크게 변화해 나아갔고, ‘보고타’에서는 미소년의 고운 이미지로 시작해 ‘화란’보다 더 정제되지 않은 야생마로 날뛰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처럼 사업 수완가 면모도 자랑하며 변화의 다단계를 한 작품 안에 녹여냈다. 이제 송중기의 덩치는 한결 더 커 보이고 배우로서의 중량감도 묵직해졌다.

캐릭터 서사로 봐도 송중기는 성취감을 느낄 만하다. ‘화란’에서 중범(김종수 분)의 낚싯바늘에 걸려 구사일생 목숨을 건졌을 때 불행에서 행복으로 가는 길인 줄 알았으나, 치건(송중기 분)에게 앞으로 나아가는 진로는 없었다. 탈출할 퇴로도 없다. 희망도 미래도 없는 마을, 죽기라도 해야 악행의 쳇바퀴에서 내려설 수 있는 인생에서 허덕인다.

‘보고타’에서 국희(송중기 분)는 희망 없는 인생인 건 치건과 같지만, 영화 속 대사처럼 남미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가 마지막 기회의 땅이어선지 국희에게는 치고 나갈 길이 있고 인생 역전의 기회가 보인다. 국희는 ‘기회의 피라미드’에서 정점을 쟁취해 낸다.

‘화란’과 ‘보고타’, 전혀 다른 두 작품이지만 한 배우에게는 ‘필모그래피’라는 그래프 위에서 선을 만들고 이어가는 두 점이 된다. ‘화란’으로 거친 사내의 멋을 선보인 것에 자신감을 얻은 배우 송중기는 ‘보고타’에서는 3단계 변화구를 구사했고, ‘화란’에서는 악인의 덫에 걸려 악에 물들었으나 인간미를 유지하려 애쓰는 인물을 연기했다면 ‘보고타’에서는 스스로 악을 흡수하고 악으로 악을 제압하는 공격형 인물이 됐다.

‘화란’에서는 배우 홍사빈, 김서형의 젊은 에너지에 기댄 측면이 있다면 ‘보고타’에서는 연기파 권해효, 육중한 에너지의 표상 이희준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연기 맛깔 나는 김종수, 김호정, 박지환, 조현철, 임성재와 한데 어우러진다. 영화 ‘화란’과 ‘보고타’라는 두 좌표로 배우로서 상향 그래프를 그리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화란’으로 얻은 성장의 자신감은 ‘보고타’ 국희의 성(姓)이 송중기와 같은 것에서도 읽힌다.

이러한 추세가 진정한 상승곡선으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영화 배우 송중기의 차기작이 중요하다. 보릿고개를 겪고 있는 영화시장, 배우로서 1차 성과를 얻은 그가 이제 영화계를 위해 무엇을 해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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