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차하고, 사과하고, 댓글닫고···각기각색 ‘故 오요안나 가해 의혹’ 당사자들

2025-02-04

전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의 사망 원인이 직장 내 괴롭힘이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해당 의혹 관련자들의 반응이 줄곧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오요안나의 유족들은 최근 오요안나의 유서 내용을 공개하며 “MBC 기상캐스터 동료 4인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 고인이 MBC 관계자 4명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별도의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송계 뿐만 아니라 노동계까지 나서서 해당 의혹 당사자들을 비판했고 이에 당사자들의 프로그램 하차 소식 등 다양한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 김가영 라디오 ‘하차’, 유튜브 예능 ‘공개 보류’

먼저 해당 의혹의 당사자 중 한명인 김가영 기상캐스터는 4일 오전 MBC 라디오 ‘굿모닝 FM 테이입니다’에서 자진 하차했다. 테이는 4일 방송된 MBC FM4U ‘굿모닝FM 테이입니다’에서 “어제 방송 후 김가영 기상 캐스터가 프로그램을 위해 하차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며 “제작진은 본인과 협의를 통해 그 의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전일 MBC 라디오 측은 해당 논란에 대하여 “ 아직 내부 논의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으나 많은 비판 여론에 직면한 부담감으로 인해 김가영이 자진 하차한 것으로 보인다. SBS ‘골 때리는 그녀들’도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입장을 전했지만 역시 하차가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가영이 출연 중인 유튜브 예능 ‘영한 리뷰’ 역시 진상조사위원회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추가 콘텐츠 공개 여부 결정을 보류할 계획이다.

특히 김가영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 홍보 영상’을 촬영한 사실이 재조명돼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공개된 영상에서 김가영은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시각도 바뀌어서 더 조심하는 분들도 계신데 왜 줄지 않는 걸까요”라고 진행해 “뻔뻔하다”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작년 12월에 공개됐던 해당 영상은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에 고통을 호소하던 2024년에 촬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 유튜버 일주어터 “후회스럽고 반성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유튜버 일주어터는 김가영 기상캐스터를 옹호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일주어터(김주연)는 3일 저녁 자신의 유튜브에 “최근 정확한 사실 파악이 되기 전에 댓글을 작성했다”며 “고인과 유가족분들의 마음에 상처를 드리게 되어 참 많이 후회스럽고 반성하고 있다. 앞으로는 더욱 신중한 태도로 말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일주어터는 김가영이 故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 의혹에 휩싸인 이후 소셜미디어(SNS) 로 “가영언니는 오요안나님을 못 지켜줬다는 사실에 당시에도 엄청 힘들어했다”며 “저는 오요안나님과 같이 운동을 한번 해봤던 인연이 있는데 한번 뵀을 때도 오요안나님이 나에게 ‘가영 언니 너무 좋아하고 의지하는 선배’라면서 진심으로 얘기해주셨다”라고 김가영을 옹호해 논란이 됐다.

■ 전국언론노조 “MBC 오만하고 무책임해···고인에 대한 2차 가해” 성명

해당 사태를 방치한 MBC도 비판받고 있다. ‘당신과 함께합니다’라는 슬로건으로 뉴스를 진행하는 MBC는 정작 직원인 오요안나와 함께하지 않았다. 오요안나의 사망을 알고 있었음에도 MBC는 해당 사건이 심화돼 보도되기 전까지 이에 대한 뉴스를 전혀 내지 않았고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자 오히려 적반하장식으로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들의 준동에 우려를 표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해 많은 지탄을 받기도 했다. 유튜브 댓글을 중지시키고 해당 의혹 당사자인 기상캐스터들을 뉴스에 계속 출연시키는 것 역시 사람들을 분노케했다.

결국 4일 전국언론노조는 성명을 내고 MBC를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MBC가 입장을 낸 것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가해와 책임회피의 언어들을 나열했다’며 ‘고인과 유족들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또한 해당 사건이 ‘MBC의 오만과 무책임까지 민낯을 다 드러냈다’고 오요안나의 유서가 공개되자 뒤늦게 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한 MBC의 태도에 대해 비판했다.

■ 최아리·박하명·이현승 입장 無, 댓글 닫고 뉴스 방송 진행

김가영과 함께 해당 의혹의 당사자인 최아리, 박하명, 이현승 기상캐스터는 아직 별다른 입장을 전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들은 의혹에 대한 해명 없이 개인 SNS 댓글을 막은채 꾸준히 날씨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오요안나의 유족이 공개한 이들의 메신저 방에는 “멍청하다”, “완전 미친X이다”, “방송보면 쪽팔린다”, “냄새난다” 등의 오요안나를 향한 욕설과 인신공격 발언이 다수 담겨있었다.

박하명은 오요안나 사망 9일 후인 지난해 9월 24일 개인 SNS에 “나 착한 것 같고 착하게 사는 것 같은데 전생에 내가 뭘 크게 잘못한건가”라고 작성했던 것이 화제가 되며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김가영과 이현승은 오요안나의 장례식장에도 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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