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남부발전이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33%로 확대하기 위한 종합 로드맵을 수립해줘. 태양광·풍력·수소·ESS 등 주요 기술별 투자 우선순위, 지역별 배치 전략, 정책 리스크 대응 방안을 포함하고 탄소중립 목표와의 연계성을 분석해줘”.
26일 부산 소재 한국남부발전 대강당에서 열린 'AI·디지털 서비스 오픈 Day' 행사에서 김준동 사장이 공공기관 최초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케미(KEMI)'에 전달한 1호 프롬프트다. 2년여 간의 노력 끝에 첫선을 보인 'KEMI'는 △태양광·풍력·수소 등 각 재생에너지 전원별 전략과 목표 △지역별 재생에너지 사업 배치 △ 주민수용성·인허가 등의 정책 리스크에 대한 방안까지의 가이드라인을 술술 풀어냈다.
이날 행사는 AI디지털본부의 비전을 담은 영상으로 시작했다. AI휴먼 '조이'가 등장해 임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한편, 향후 사내 행사와 교육에서 활약하겠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110개국 언어 대응이 가능한 '조이'는 생성형 AI 'KEMI'와 협력해 각종 상담 및 안내 업무와 현장 안전교육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KEMI'의 가장 큰 강점은 일반 상용 생성형 AI와 달리, 내부 데이터의 외부 유출 걱정 없이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남부발전은 △발전 설비 운영 데이터 △에너지 정책 분석 자료 △내부 행정 프로세스 등 업무에 특화된 AI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프로젝트를 담당한 조경수 AI혁신부 차장은 KEMI의 코딩 능력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치며 “기존에는 현장 직군에서의 엑셀파일 데이터 활용이 한정적이었지만, 앞으로는 발전 설비의 각종 데이터 코딩을 통해 자동으로 딥러닝 분석하고, 현상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수만개의 기기에서 나오는 신호와 이벤트를 통해 설비의 현재 상태를 보다 명확히 분석하고, 변수를 사전에 대응할 수 있게 된 셈이다.
KEMI의 등장에는 남부발전의 발 빠른 인공지능 전환(AX) 결단이 있었다. 국가 보안시설을 관리하는 발전공기업임에도, AX의 큰 흐름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해 보안성이 확보된 내부 AI 구축에 선도적으로 나섰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국내 AI 중소기업인 '코난테크놀로지'와 협업해 상호 간 AI 레퍼런스를 강화하는 기회로도 삼았다.
김경민 AI디지털본부 본부장은 “AI는 학습 시간이 길어질수록 성능은 올라가고 사용자 맞춤형으로 성장한다”라며 “빨리할수록 차이가 벌어지는 구조인 만큼 데이터 보안에 심혈을 기울이며 공공에서 AX를 선도하기 위해 KEMI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남부발전은 KEMI를 통해 발전설비 진단·점검 자동화 플랫폼 구축과 함께 지능형 로봇 기반 현장 업무 자동화를 추진 중이다. 무엇보다 발전소에서 생성되는 데이터 활용성을 높여 AI 스마트 발전소를 실현할 방침이다. 현재 공통 업무 범용형태인 KEMI의 고도화도 진행한다. 직무별 특성에 맞춘 파생 AI 에이전트 앱들도 개발할 계획이다.
김준동 사장은 “KEMI는 공공분야 최초의 다목적 범용 생성형 AI이자, 남부발전이 추진하는 AI 전환 비전의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며, “앞으로도 AI 전환을 선도하는 대표 공기업으로서 국민에게 더욱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조정형 기자
부산=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