㊱종합부동산세(상·주택 수 계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종합부동세가 크게 완화됐습니다. 정부는 종부세가 ‘징벌적 과세’ 성격을 띤다며 1주택자 기본 공제액을 12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낮춰 세 부담을 줄였습니다. 한때 사실상 폐지의 필요성도 언급했지만 올해 국회에 제출한 올해 세법 개정안에서는 종부세 개정은 한 줄도 없습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국정 감사 답변에서 “정부 입장은 종부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왜 세법 개정안에 빠졌는가’에 대해서는 “지방 재정과의 관계 등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들썩인 것도 곧바로 감세 카드를 뽑기 어려웠던 배경으로 짐작됩니다.
야당도 지난 5월 1주택자에 한해 종부세 폐지론을 언급한 것을 보면 정치권에서도 제도 개편 필요성에는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국회에는 상속세 완화와 금융투자세 폐지등 감세 이슈가 줄줄이 대기 중이어서 종부세까지 건드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다만 정치권의 세 부담 경감 논의는 이번 국회가 아니더라도 언제든 다시 제기될 수 있을 것입니다. ㊱회 종부세 첫 번째 코너에서는 주택 수의 산정을 다룹니다. 주택 보유수는 세율(중과세 여부)을 결정하고, 연령과 보유 기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지를 구분하는 중요한 잣대입니다.
과세 기준일은 6월1일…7월에 주택 팔아도 세 부담해야
지난해 종부세를 납부한 주택 소유자라면 얼마 전 국세청으로부터 달갑지 않은 세금 고지서를 받았을 것입니다. 종부세는 양도소득세와 달리 납부 대상자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국세청이 알아서 계산해서 고지서를 보냅니다.
종부세는 매년 6월 1일이 과세 기준일입니다. 과세 기준일은 과세 대상이나 과세 요건, 합산 배제 요건 등을 판단하는 기준일을 의미하는데요, 세금 납부는 12월에 이뤄지지만 납부 세액은 12월이 아닌 6월 1일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가령 올해 7월에 집을 팔았다고 해도 6월 1일 현재 해당 주택 소유자이기 때문에 이번에 납부 고지서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종부세 과세 표준은 납세자별로 주택의 공시 가격을 합산한 금액에서 9억 원의 기본 공제 금액(1세대 1주택은 12억 원)을 뺀 금액에서 공정시장가액비율(60%)을 곱한 금액으로 산출합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60~100% 범위 내에서 정하는데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부터 매년 5%포인트씩 상향 조정하다 2022년부터 60%를 일괄 적용하고 있습니다.
3주택자도 과세표준 12억 원까지는 세율 동일
종부세는 한 번이라도 납부했다면 본인의 과세 유형을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지만 6월 1일 이후 주택이나 부속토지를 취득했거나 앞으로 취득 예정이라면 자신이 종부세 납부 대상인지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주택 소유자로선 자신이 ① 비과세 ②1세대 1주택 특례 ③2주택 기본 과세 ④3주택 중과세 등 4가지 유형 가운데 어디에 해당하는지부터 알아둬야 합니다.
세대가 아닌 인별로 합산 과세하는 종부세는 시세가 아닌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부과합니다. 종부세는 원칙적으로 9억 원을 초과하는 공시가격에 대해 과세하지만 1세대1주택인 경우 12억 원(기본공제)까지 과세를 하지 않습니다. 또 산출 세액에서 연령과 보유기간에 따라 최대 80%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연령별·보유기간별 세액공제율입니다.
이에 비해 ③2주택 기본 과세는 기본공제 금액이 9억 원에 그치는데다 보유 기간과 연령에 따른 세액 공제를 받지 못합니다. 중과세는 3주택 이상을 보유한 사람에게만 과세되는데요, 지난해부터 2주택자 조정지역 중과세는 사라졌습니다. 지난 6월1일에 주택 세 채를 소유했다면 이후에 한 채를 처분했더라도 중과세율이 적용됩니다. 중과세율은 과세표준 12억 원 초과 구간부터 일반 세율보다 두 배 높습니다. 과세표준이 12억 원 이하라면 2주택 이하와 3주택 이상 모두 세율이 0.5%~1.0%으로 동일하지만 과세표준이 12억 원을 초과하면 2주택 이하는 1.3~2.7%, 3주택 이상은 2~5%의 세율이 적용됩니다.
본인 한 채, 배우자 두 채라면…각각 기본세율·9억 공제
중요한 건 세율을 적용하는 기준인 주택 수의 판정입니다. 종부세는 지방세법상 재산세 과세 대상인 주택(주거용 건축물과 부속토지)을 과세 대상으로 합니다. 양도소득세와 달리 종부세는 주택에 딸린 부속토지도 주택 수로 간주한다는 데 주의해야 합니다. 유일하게 주택 소유자(종부세 납부자) 본인의 부속 토지라면 1세대1주택으로 보지만 1주택 소유한 상태에서 배우자가 부속 토지를 소유하면 1주택 특례를 받을 수 없습니다.
부속 토지 취득은 상속및 증여로 발생하거나 재개발 사업지구에서 이뤄지는데요, 무심코 배우자 명의로 주택 부수 토지를 취득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는 것이죠. 또 과세표준을 쪼개기 위해 배우자 명의로 부속 토지를 취득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때는 2주택 기본 과세(9억 공제)가 유리한지, 아니면 1주택 특례(12억 공제)를 받되 합산(주택+부속 토지) 과세가 유리한지 따져봐야 합니다. 또 부동산을 배우자 공동 명의로 취득하면 대체로 절세에 유리하지만 부속토지 공동 취득은 종부세 폭탄 맞기 십상입니다. 1주택 소유자가 부부 공동의 부속 토지를 취득·보유하면 1세대 1주택자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또 부부 공동으로 주택과 부속토지를 소유하더라도 1세대1주택 특례 대상자가 아닙니다(2024.6 기획재정부 재산세제과 서면답변).아래 그림은 국세청이 제시한 ‘세율 적용 주택 수 판정 사례’입니다.
일목요연하게 정리됐지만 사례 ⑤가 헷갈리는데요, 본인이 주택 한 채, 배우자가 주택 두 채를 소유한 경우 입니다. 주택 수는 1주택이면서도 1세대 1주택 특례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판정한 것입니다. 여기서 주택 수는 본인의 주택을 말하는 것입니다. 세대 기준 과세가 아니라 인별 과세인 종부세의 특성입니다. 이에 따라 1주택 기본 세율(0.5~2.7%)을 적용하되 1세대 3주택이므로 1세대 1주택 특례(12억 기본 공제+연령·보유 기간 세액 공제)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또 배우자 역시 2주택 기본 세율로 세금을 매깁니다.
배우자 공동명의 땐 각각 9억 원 공제…연령·보유 세액 공제는 안 돼
사례⑥은 배우자가 50대 50의 비율로 공동 소유한 주택입니다. 주택 수는 한 채인데도 1주택 1세대인지는 납세자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단 1%의 주택 지분을 보유하더라도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등기부상 배우자 공동 명의로 주택을 소유한 경우에는 1세대 2주택자로 분류됩니다. 이렇게 되면 배우자 각각 9억 원씩 18억 원을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마다 9월 16일~30일 국세청의 안내를 받아 ‘합산배제및 1주택 특례’를 신청하면 ‘공동 명의 1주택자’로 분류됩니다. 이 경우에는 기본 공제액이 12억 원이지만 연령및 보유기간 세액 공제를 추가로 받을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선택지 가운데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다음 기회에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주택 공시가격 합산을 배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택임대사업 등록요건을 갖춘 임대주택은 주택 수에는 반영되지만 종부세를 산출할 때 합산에서 제외됩니다. 등록임대주택은 가격 요건이 수도권 6억 원 이하이므로 종부세 과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합산 배제’ 임대주택은 사실상 주택 수에서 제외되는 것(아예 없다고 보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또 어린이집용 주택, 사원용 주택 등도 합산 배제됩니다.
주택 수에서 아예 제외되는 주택도 있습니다. 상속 주택과 지방 저가 주택, 일시적 2주택 등입니다. 이 내용은 다음 ㊲회에서 종부세의 1세대 1주택 특례편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