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는 익을수록 고개 숙이죠"… 용인 민속촌서 '겸손' 배운 외국인들

2025-04-28

봄기운 완연한 가운데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총회장 김주철 목사·이하 하나님의 교회)의 제82차 해외성도방문단이 한국을 찾았다. 2025년 들어 처음으로 꾸려진 이번 방문단은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북미 지역 성도 40여 명이 먼저 입국해 경기 용인 한국민속촌, 서울스카이 등 명소를 둘러보며 한국 특유의 '정(情)'과 '예(禮)'를 몸소 체험했다. 곧 핀란드, 헝가리 등 유럽 6개국 60여 명도 합류할 예정이라 이들의 '한국 배우기' 여정은 더욱 풍성해질 전망이다.

지난 25일, 화창한 봄날씨 속에 방문단은 마치 타임머신을 탄 듯 조선 시대로 향했다.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외국인 성도들은 용인 한국민속촌의 고즈넉한 흙길을 거닐며 양반가와 서민가, 관아 등을 둘러봤다. 장독대, 가마솥, 연자방아 등 옛 물건들의 쓰임새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연신 신기해했고, 직접 다듬이질을 해보거나 그네를 타고 윷놀이를 하며 한국 전통 놀이에 푹 빠졌다. 연분홍색 치마에 하얀 저고리를 입은 칼리나 몬로이(24·미국 애틀란타) 씨는 "정말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라며 "아름다운 한복과 풍경 속에서 모두가 하나 된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안내를 맡은 김준균 장로가 모내기 된 논을 가리키며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을 들어 겸손을 중시하는 한국 문화를 설명하자, 방문단은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한국의 인사 예절과 존댓말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상호 존중의 미덕을 배웠다. 찰스 오하라(32·캐나다 새스커툰) 씨는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것은 자신을 낮춰 상대를 섬길 준비가 되었다는 겸손하고 따뜻한 태도의 표현"이라며 "내 삶에도 적용하고 싶은 소중한 문화"라고 감탄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는 전쟁의 폐허를 딛고 '한강의 기적'을 이룬 대한민국의 역동적인 현재를 마주했다. 네이선 블로젯(32·미국) 씨는 "작은 나라 한국이 세계 최빈국에서 단기간에 첨단 기술 강국으로 발전한 모습이 놀랍다"고 말했다. 아쿠아리움에서는 형형색색의 해양 생물들을 보며 동심으로 돌아간 듯 즐거워했다.

이튿날에는 서울과 수원 등 지역 하나님의 교회를 방문해 한국 성도들과 언어와 문화를 넘어선 따뜻한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가는 곳마다 진심 어린 환대를 받았다는 윌리 카마릴로(51·미국 시카고) 씨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깊은 사랑을 느꼈다.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날 정도"라며 감사를 표했다. 킴벌리 오웬스(43·미국 미들타운) 씨는 "한국어로 불러준 환영 노래였지만,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큰 감동을 받았다"며 "나 역시 주변 사람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섬기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성남시 분당구 '새예루살렘 이매성전'에서 열린 '진심, 아버지를 읽다' 전시회 관람은 가족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알제이 매튜스(28·미국 댈러스) 씨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자녀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신 아버지의 사랑을 다시금 깨달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처럼 해외 성도들이 한국을 찾는 근본적인 이유는, 이들이 믿는 아버지 하나님과 어머니 하나님이 등장하고 새 언약 복음이 시작된 영적 '성지(聖地)'이기 때문이다.

2001년부터 시작된 하나님의 교회 해외성도방문단 프로그램은 외국인 성도들이 그리스도의 사랑과 희생을 배우는 동시에, 경복궁, 수원화성 등 명소 탐방을 통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 이들은 본국으로 돌아가 한국을 알리는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1964년 한국에서 설립돼 현재 175개국 7800여 교회로 성장한 하나님의 교회는 올해 설립 61주년을 맞아, 앞으로도 방문단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의 따뜻한 문화와 '어머니의 사랑'을 세계에 전하는 데 힘쓸 것으로 기대된다.

[ 경기신문 = 김정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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