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04월 03일(16:00)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로봇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국내 대기업들의 투자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 SK, 현대차, LG전자 등 4대 그룹은 막대한 현금력을 바탕으로 직접 로봇 기업을 인수하며 시장 장악에 나섰다.
반면 두산, 한화, HD현대 등 기타 그룹은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점진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며 특화된 영역을 개척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4대 그룹은 각 그룹별로 수천억원서 약 1조원을 들여 로봇회사를 인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대 1조원 이상을 들여 오는 2029년까지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60%로 늘릴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도 1조원을 들여 지난 2020년 보스톤다이나믹스 지분 80%를 확보했다.
LG전자는 3500억원을 들여 베어로보틱스 지분 51%를 확보했으며, SK온 미국법인인 SK배터리아메키라도 지난 1일 367억원을 들여 유일로보틱스 2대 주주(13.4%)가 됐다.
SK온은 5년 내 유일로보틱스 지분 23%를 주당 2만8000원에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해 향후 최대주주 전환 가능성도 보여줬다.
특히 삼성, SK, 현대차는 궁극적으로 ‘이족보행 로봇’, 즉 사실상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로봇 산업의 최종 진화 단계로 평가받는 이족보행 로봇은 AI와 결합해 산업 전반에서 혁신을 이끌 전망이다. 반면, LG전자는 로봇 부품 및 제조 역량 강화에 집중하면서 차별화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반면 두산 한화 HD현대 등은 외부 자본을 유치해 로봇산업을 키우는 전략을 썼거나 쓸 방침이다.
특히 두산로보틱스는은 협동로봇(로봇팔) 시장에서 세계 5위 사업자로 자리 잡았다. 2021년 12월 프랙시스 및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4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2023년 10월 상장을 통해 4212억원을 조달했다.
HD현대와 한화 역시 공식적으로는 부인하고 있지만 두산 모델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 이족보행 로봇보다는 협동로봇 시장을 공략하면서 프리IPO 등 외부 투자 유치 전략을 활용해 재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HD현대로보틱스는 프리IPO로 2500억원을, 한화 역시 초기 투자금으로 500~1000억원을 모집하는 것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산업은 △제조용 로봇(연간 약 54만 대) △전문 서비스용 로봇(연간 약 20만 대) △소비자용 로봇(연간 약 412만 대)으로 나뉜다. 이 중에서도 협동로봇 시장은 성장률이 가장 높은 분야 중 하나다.
인간과 협업할 수 있도록 설계된 협동로봇은 제조 공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현재 연간 약 5만7000대가 판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4대 그룹이 직접 인수를 통한 시장 장악을 노리는 반면, 기타 그룹은 유연한 투자 전략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면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향후 협동로봇과 AI 로봇의 결합이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