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온이 유일로보틱스 최대주주가 될 권리를 획득했다. 삼성과 LG에 이어 SK도 로봇 사업 강화가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유일로보틱스는 SK온 미국 법인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콜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SKBA가 향후 5년 내 콜옵션을 행사하면 유일로보틱스 최대주주인 김동헌 대표 지분 23%를 1주당 2만8000원에 취득하는 내용이다.
앞서 SKBA는 지난해 5월 유일로보틱스에 367억원을 지분 투자하면서 2대 주주가 됐는데, 콜옵션을 행사하면 최대주주가 된다.
SKBA가 투자 주체로 나선 건 먼저 직접적인 시너지가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SKBA는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에 유일로보틱스 로봇을 활용하기 위해 현재 성능 테스트를 하고 있다. 유일로보틱스는 직교로봇·다관절로봇·협동로봇 제조사로, SK온은 로봇 도입을 통해 배터리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SK는 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SK 고위 관계자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로봇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삼성이나 LG처럼 SK도 로봇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유일로보틱스 최대주주로 올라 로봇사업을 육성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이번 콜옵션 계약은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과정과 동일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3년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콜옵션 계약을 체결한 뒤 지난해 12월 옵션을 행사, 최대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LG전자도 로봇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1월 자율주행 서비스로봇 스타트업인 베어로보틱스 경영권을 확보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로봇 제조사 기술력을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려는 것처럼, SK도 유일로보틱스와 협력 범위를 넓힐 것으로 관측된다.
대기업들이 로봇 투자를 확대하는 건 성장성이 높은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해서다. 로봇 시장 자체가 성장하고 있는데다, 노동인구 감소에 따른 인력난 심화에 대응하고 자동화로 제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는 2021년 332억달러에서 2026년 741억달러로 2배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인공지능(AI) 분야도 로봇 시장 급성장을 견인하는 중이다. 현재 AI는 디지털 영역에 머무르고 있는데, 이를 물리적 기반으로 확산하려면 휴머노이드로 대표되는 차세대 로봇이 필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AI와 로봇을 결합한 '피지컬 AI' 개념을 언급하면서 로봇 산업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이 로봇 성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어 시장 확대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삼성·LG·SK 등의 시장 주도권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