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20년, 레전드 8인이 말하는 V리그의 과거와 현재

2025-05-16

프로배구 V리그의 역사를 장식한 레전드 8명이 짚은 가장 과거와 현재의 변화는 역시 관중 증가다.

지난 시즌 V리그는 남녀 총 관중 59만8216명을 동원했다. 10년 전에 비해 10만명 이상 늘었다. 관중이 늘면서 각 구단도 팬들과 소통에 훨씬 더 적극적이 되었다. 남녀 14개 모든 구단이 SNS 채널을 열어 팬들을 끌어모으려 애쓴다. 여자부 정관장의 SNS는 인도네시아 선수 메가 효과를 톡톡히 누리면서 프로 배구 최초로 10만명을 돌파했다. 지금은 구독자 30만 명이 넘는다.

현대건설 양효진은 “초창기는 배구에 대한 관심이 지금처럼 크지 않았는데 지금은 중계방송이나 SNS, 다른 다양한 콘텐츠 덕분에 팬층이 훨씬 더 넓어졌다. 덕분에 선수들 스타성도 커졌다”고 말했다.

20년 세월 동안 선수들의 문화도 변했다.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는 “팀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선수들도 옛날 방식에서 많이 벗어났다. 과거에 비해 자기 생각을 더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됐고 생활도 편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옛날에는 감독님들이 모든 걸 관리하는 시스템이었다. 이제는 선수가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리그 운영이 전반적으로 체계화됐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정관장에서 은퇴한 한송이는 “V리그 초창기만 해도 경기 운영이나 미디어 노출, 선수 관리 같은 여러 방면에서 미숙한 점이 많았는데 이제는 전반적인 시스템이 안정화되고 전문화됐다”고 평가했다. 현대건설 황연주는 “구단이나 선수들 마인드도 프로의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리그 전체 흥미도 올라갔다. 한국전력 신영석은 “V리그 출범 당시만 해도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양강 체제가 주로 눈에 들어왔는데 이제는 리그 전체가 평준화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시즌 V리그 남자부는 현대캐피탈이 대한항공의 통합 5연패 도전을 막아서며 6년 만에 챔피언 타이틀을 따냈다. 여자부는 흥국생명 김연경이 은퇴 마지막 시즌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우려도 있다. 슈퍼스타 김연경이 코트를 떠난 뒤 V리그가 인기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가장 큰 걱정이다. 더 많은 스타가 필요하고 국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박철우는 “홍보나 마케팅은 모든 구단이 점점 더 열심히 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은 선수들이 경기를 잘해야 한다. 선수가 잘 해야 구단이 있고 리그도 있다”고 말했다. 정대영은 “다들 김연경 은퇴 이후를 걱정하지 않나. 김연경 1명으로 팬덤을 키우는 것보다 여러 선수들이 각자 팬덤을 만드는 게 더 바람직하다. 앞으로 30년, 40년 더 인기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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