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신해철, 블랙리스트에 일 끊겨 ‘아오 으악’ 진저리 칠 정도”

2024-10-06

“불의와 싸우고 그 마음 그대로 노래하면 그게 가수가 아닌가요. 둘의 생각이 똑같았어요” (김장훈)

5일 방송된 MBC ‘우리 형, 신해철’ 특집 2편에는 故신해철이 블랙리스트로 힘들었던 과거가 여러 주변인의 입을 통해 언급됐다.

‘신해철의 고스트 스테이션’ 정찬형 PD는 “매일 하던 라디오 방송 없어진 게 제일 컸다. (신해철이) 힘들다고 했다 ‘아오 으악’ 진저리를 칠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당시 신해철은 직접 만든 라디오프로그램 ‘신해철의 고스트 스테이션’을 진행했다. 그의 라디오에 사연을 보낸 적 있다는 신화의 김동완은 “하나하나가 다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웃기고, 좋은 이야기들, 흔히들 하는 품위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더 멋있는 신해철이 담겨 있었다”고 회상했다.

또 신해철의 라디오를 들으며 죽음의 문턱에서 삶의 끈을 놓지 않은 최호림씨의 사연도 소개됐다. 불우한 사정 속에 재소자가 됐다는 그는 “라디오에서 그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숭고하게 느껴졌다. 그가 남겨준 어록이나 행동이 있었다. 그 처럼 되고 싶어 그렇게 살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해철은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의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후, 인기를 유지하던 라디오 DJ에서 하차하는 등 수년 간 방송 활동 제약을 받았다.

넥스트 멤버들은 “형이 대학교나 기업체 강연 이런 걸 많이 다니며 생계를 유지했다. 거기서 받은 강연료로 생활했는데 그것도 다 끊어진 것”이라고 회상했다. 키보디스트 김동혁은 “결국 블랙리스트 관련해서 신해철은 철저히 아무 일도 못하는 사람이 됐었다”고 말했다.

신해철과 함께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가수 김장훈은 “해철이형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그게 아무런 생각이 없었던 건 아니다. 우리도 겁이 났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인간을 위해 노래가 있고 노래하는 거다. 인간에게 부당하고 불합리하는 일이 일어나는데 그걸 보고 뒤가 걱정된다고, 나에게 불이익이 올까봐 등을 돌리고 무대에서 노래하는게 가식 같았다”라고 했다.

김장훈은 “불의와 싸우고 그 마음 그대로 노래하면 그게 가수가 아닌가. 둘의 생각이 똑같았다”라며 신해철과 나눴던 마음을 이야기했다.

여러움 속에서도 신해철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 살아갔다.

전 국회의원이자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순옥은 “효순이 미선이 추모대회 시위 현장 등 그런 데서 여러 번 만났다. 약자들, 어려움을 겪는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그가 굉장히 사회헤서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고 생각한다”라고 평했다.

주변인들은 신해철에 대해 “우리에게 이렇게 알려주는 좋은 형이 있었다”, “좋은 사람, 좋은 형”이라고 추억했다. 손석희는 “그가 있었다면 이런 사안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했을까, 이런 게 참 안타깝더라”라고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