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플라스틱 조약, ‘생산 감축’ 쟁점에 난항

2025-08-19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글로벌 플라스틱 조약(일명 플라스틱판 파리협정)’ 협상에서 합의 도출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180개국 대표단은 일주일 넘게 치열한 논의를 이어갔으나,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둘러싼 첨예한 갈등 속에 조약은 약화된 형태로 마무리될 위기에 놓였다. 이와 관련해 더컨버세이션 윌 드 프레이타스(Will de Freitas) 환경·에너지 담당 에디터(영국판)는 이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리고 있다.

그에 따르면 에든버러대 연구진은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플라스틱 생산 감축(제6조), ▲유해 화학물질·제품 금지(제3조), ▲건강 보호 조항(제19조)을 꼽았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이란 등 주요 산유국과 석유화학 산업 이해관계국들은 여전히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방고르대 해양오염 전문가 위니 쿠르테네 존스는 “석유화학 산업과 밀접한 국가들이 타협이나 야심찬 조치를 거부하며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플라스틱 생산 감축보다는 ‘폐기물 관리’ 중심의 접근을 선호하며, 의료 분야의 일회용 플라스틱 필요성을 근거로 제시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주장에 반박한다. 최근 의학 학술지 랜싯(The Lancet) 은 “플라스틱이 자궁에서 무덤까지 인간 건강에 위협이 된다”며 유산, 선천적 결함, 심장질환, 암과의 연관성을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플라스틱에는 1만6천 종 이상의 화학물질이 사용되며, 상당수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특히 태아와 영유아가 취약 계층으로 꼽힌다. 재활용 비율이 10%도 채 되지 않는 플라스틱은 사용과 폐기 과정에서 미세조각으로 분해돼 토양, 바다,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에게까지 도달한다.

한편 벨파스트 퀸즈대 연구진은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특정 박테리아와 곰팡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부 미생물은 전처리 없이 한 달 만에 플라스틱의 20%를 분해했으며, 이는 지금까지 보고된 최고 수준의 생분해율 중 하나로 평가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규모 활용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지적한다.

리즈대 코스타스 벨리스 강사는 “플라스틱 오염을 억제하려면 전 세계 생산량 상한선 설정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재활용을 늘려도 2040년에는 여전히 잔여 오염이 남을 것”이라며, ▲폐기물 관리 개혁 ▲단순화된 포장재 설계 ▲재사용·리필 시스템 확대 등의 병행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협상과는 별개로, 세계 시민들은 이미 일상에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건축가는 자재 재사용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고, 일부 소비자들은 폴리에스터 옷 구매를 중단하거나 고형 샴푸·대나무 화장지 등 대체재를 선택하고 있다. 한 소규모 사업가는 “고형 샴푸 바 한 개가 플라스틱 병 세 개를 줄인다”며 실천 사례를 공유했다.

이번 협상이 실질적인 생산 감축 방안을 포함하지 못한다면, 전문가들의 경고대로 ‘플라스틱 위기’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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