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는 중국 역사야"…AI 역사왜곡에 칼 빼든다

2025-07-11

광복 80주년을 앞둔 가운데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역사왜곡 문제가 끊임없이 도마 위에 오르자 정부가 직접 칼을 빼들었다.

국가유산청은 이달 말부터 8월까지 ‘국가유산 AI 학습 챌린지 캠페인’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우리나라 역사·문화 관련 정보를 생성형 AI에 검색한 후 잘못된 내용을 수정해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한 사람들 중 참여도가 가장 높은 4인을 선정해 소정의 상품을 증정한다. 전국 중·고·대학생 누구나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캠페인을 ‘우리 유산 바로세우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다. 해외에 흩어져 있는 우리 문화재의 실태를 조사하는 한편 지한파 전문가 양성과 논문·전시 등을 통해 우리 유산을 전세계에 널리 알리는 게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 ‘반크’가 비슷한 캠페인을 진행한 적은 있으나 부처가 직접 주도해 AI 학습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AI를 통한 역사왜곡이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AI가 정보 습득에 널리 쓰이고 있는 만큼 잘못된 정보 확산을 마냥 두고볼 수 없어 캠페인을 기획했다”며 “향후 예산이 더 확보된다면 더욱 체계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앞서 반크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챗GPT, 코파일럿, 딥시크 등 다수 생성형 AI에서 우리나라 역사·문화와 관련해 잘못된 답변을 내놓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예컨대 코파일럿과 빙에서 생성형 AI에서 ‘경복궁’ 이미지를 요청하면 경복궁보다는 오히려 일본 오사카성과 유사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중국 AI인 딥시크는 더 대담하다. 고구려가 어느 나라 역사인지 중국어로 질문할 경우 중국사의 일부라고 소개한다. 챗GPT에게 동일한 질문을 했을 때 중국·한국·국제학계의 관점을 모두 소개하는 것과 대비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외산 AI에 우리나라 정보를 학습시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본다. 근본적으로는 우리나라가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소버린 AI’를 구축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아무리 우리 데이터를 많이 학습시켜도 외산 AI 입장에선 방대한 데이터 중 아주 작은 일부일 뿐”이라며 “한국의 역사·문화·언어에 기반한 소버린 AI가 있어야 진정 우리 시각을 담은 답변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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