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처럼 웰빙 챙기는 반려동물 웰니스
국내 펫푸드 시장 규모 10여년 새 4배로
먹거리 넘어 운동 등 생활 전반 관리도

#다섯 살 푸들 루루의 아침은 엄마가 준비한 ‘화식’으로 시작된다. 화식은 일반 식재료를 조리해 만든 반려견 전용 식사로, 루루는 한우 앞다리살에 각종 채소를 쪄서 만든 수제 영양식을 먹는다. 관절을 보호하고 장을 건강하게 하는 영양제도 추가됐다. 2시간 뒤 루루는 엄마와 함께 반려견 운동수업(도그 피트니스)에 참여했다. 고관절과 발목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고, 인내심을 기르는 훈련도 했다. 수업이 끝난 뒤에는 반려견 동반 카페에서 멍푸치노를 즐겼다. 저녁에는 반려견 순찰대 활동에 참여해 마을을 지켰다. 집에 돌아와 도가(강아지 요가)를 하고 엄마 옆에서 잠자리에 들었다.
루루처럼 일상 속에서 ‘웰니스’를 실천하는 반려동물이 점점 늘고 있다. ‘웰니스(Wellness)’는 ‘웰빙(Well-being)’과 ‘피트니스(Fitness)’의 합성어로, 신체·정신·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상태 또는 이를 추구하는 전반적인 활동을 뜻한다. 전 세계적으로 웰니스 열풍이 확산되면서, 반려동물의 삶에도 이 개념이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보호자들이 자신이 실천하는 웰니스 생활방식을 반려동물에게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KB금융그룹이 발간한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를 보면, 작년 말 기준 반려동물을 키우는 국민은 1546만명, 591만가구로 나타났다. 2023년 말(585만가구) 대비 6만가구(1.1%) 증가했다. 반려동물 양육비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병원비, 건강관리비, 상해·질병 치료비를 제외한 양육비는 ‘평균 19만4000원’을 지출해 2023년(15만4000원)에 비해 4만원 증가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반려동물 웰니스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펫푸드 시장은 2010년 4154억원에서 2022년 1조6899억원 규모로 커졌다. 2028년에는 2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고급 사료와 영양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하림펫푸드 김은경 디자이너는 “‘동결건조 더리얼로우’는 10g당 3000원에 달하는 고가 제품이지만, 예상보다 매출이 약 20% 더 높게 나타날 정도로 프리미엄 사료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절, 모발 등 특정 건강 기능을 강화한 맞춤형 사료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려동물의 먹거리를 넘어 생활 전반의 건강까지 관리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루루의 보호자 이수진씨(45·가명)는 “루루를 내 아이처럼 돌보고 있다”며 “정기검진에서 슬개골이 약하다는 진단을 받고 ‘도그 피트니스’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체육관에서 트레이너가 1대1 맞춤 운동을 지도하듯, 반려견의 건강 상태에 맞춰 개별 운동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반려견 종합 케어센터 ‘독투독’을 이용하는 말티푸 멜리의 보호자는 “멜리는 슬개골 탈구 2~3기 진단을 받았고 병원 상담 끝에 운동을 시작했다”면서 “식이 조절과 함께 수영 치료를 6개월간 병행하자 멜리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웰니스 시장은 때로는 ‘유난’이라는 시선을 받기도 한다. 그만큼 우려도 공존한다. 전문가들은 과학적 검증 없이 확산되는 웰니스 열풍에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일부 반려동물 영양제는 ‘수의사가 만든’이라는 문구를 내세우며 효능을 강조한다. 그러나 반려동물 영양제는 사료관리법의 적용을 받는 ‘배합사료’로 분류된다. 성분은 표시하고 있지만, 완제품에 대한 품질 검증 의무가 없어 의학적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제품이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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