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내년 4월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준비에 본격 돌입했다.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대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 지정을 받은 이후 공격적인 체질 개선과 분할 작업을 진행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9일 오전 11시 30분 증권플러스 비상장 기준 빗썸 주식의 가격은 21만9000원이다. 지난 7월 4일 최고가인 27만5000원에서 하락한 수치지만 5월 말 9만8000원대에서 급등해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빗썸 주식 최고가 78만5000원 대비 3분의 1 수준이지만 가상자산 시장 활황세에 힘입은 데다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에 대한 눈높이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미국 주도로 가상자산 시장 투자가 활발해지며 빗썸의 올해 실적 역시 호조를 기록했다.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32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5% 늘었다. 2분기 순이익은 1344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 215억원, 당기순이익 220억원으로 나타났다.
또 빗썸은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도 나섰다. 최근 '인앤아웃(In & Out)' 제도를 도입해 일부 인력을 조정하면서 조직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체질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빗썸은 지난 15일 인적분할을 단행, 신설법인 '빗썸에이'를 출범시켰다.
분할 절차는 오는 3분기 중 분할보고 총회와 창립 총회를 거쳐 마무리될 예정이다. 분할 비율은 존속법인 56%, 신설법인 44%로 주주들은 보유 지분율에 따라 신설법인의 주식을 배정받게 된다.
인적 분할은 분할된 신설 회사 주식을 분할 이전 회사의 주주들에게 비례적으로 배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주식을 비례적으로 배분해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유지되는 수평적 분할이다.
분할 존속회사인 빗썸은 거래소 사업 부문을, 분할 신설회사인 빗썸에이는 빗썸이 기존에 영위하던 지주사업 부문과 투자사업 부문을 각각 담당한다. 거래소 운영 등 기존 핵심사업에 집중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설법인을 통해 신사업 진출 및 투자 등을 적극적으로 단행해 수익을 다각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 중개·임대 업체 아시아에스테이트, 경영 컨설팅 업체 아이씨비앤코, 빗썸 계열 벤처캐피털 빗썸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벤처 투자 펀드 비티씨아이제1호2021벤처투자조합, 투자 업체 빗썸파트너스 등 거래소와 무관한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들은 빗썸에이에 종속된다. 이들은 지배목적 보유주식으로, 분할회사가 지배주주로서 3년 이상 보유한 자회사 주식을 말한다.
구인구직 플랫폼 반장프렌즈, 생활 용품 도매업체 아르카랩은 거래소 사업 관련성이 없으나 적격분할요건 충족을 위해 분할존속법인이 지분을 계속 보유한다. 2027년 이후 사업 양도 등 방식으로 분할신설법인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빗썸서비스', '빗썸나눔' 등 거래소 사업 운영에 필수적인 법인들 중 지배목적 보유주식에 해당하지 않는 일부 자회사는 남길 계획이다. 분할회사가 소유한 코드의 주식은 인적분할 전에 빗썸홀딩스로 매각한다.
인적분할은 IPO를 위한 사전 작업의 성격이 강하다. 빗썸은 최근 삼성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업 실사에 착수하면서 내년 4월 상장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PO 준비를 하면서 성과가 나는 거래소 사업을 주력으로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인력 조정도 같은 방향성이다. 현재 업비트에 비해 조직이 비대하다"며 "혹은 컨설팅 과정에서 두나무 모델을 참고해 이번 분할을 진행한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빗썸 관계자는 "현재 IPO 준비를 위해서 모든 과정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며 "가능하면 상반기 중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IPO와 관련해 대기업집단 지정과 관련된 현안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빗썸은 그룹 자산 규모가 5조원을 살짝 웃도는 수준으로 지정 기준을 소폭 넘은 상태다.
특히 금융회사로 분류되지 않은 탓에 고객 위탁자산이 모두 회사 자산으로 편입되면서 예기치 않게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가상자산이 시장 분위기에 따라 급등락이 있어 대기업집단 지정에서 매년 변수가 있는 것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대기업집단 지위에 따른 규제 부담은 크지만 지원은 미미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현재 국회에서 발의된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비롯해 금융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가상자산기본법 2단계 안이 나오면서 관련 법안이 정비될 것으로 보인다"며 "업종이나 업권을 규정하는 과정에서 업비트, 빗썸 등을 금융회사로 지정하는 방안이 나올 수도 있고 자산가치 산정방식이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