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현균 회원권 애널리스트) 경기침체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견고한 흐름을 유지하던 회원권시세가 연말을 앞두고 꺾이기 시작했다. 전반적으로 기업들은 실적하락에 대한 고심이 점점 커지자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했고 자영업자의 몰락과 가계의 소비침체 여파에 낙수효과, 분수효과 모두 기대치가 낮아지는 분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런 여건에서 연말이면 의례적으로 회원권매입을 고심하던 기업들이 이제는 태세전환에 들어간 듯하다.
게다가 지난 11월에 치러진 미국 대선의 예상외 결과가 미치는 파장도 상당했다. 곧바로 증시에선 과도한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해 우려가 나오기했지만 워낙 자산시장의 변동성도 큰 폭으로 확대되다보니, 우량매물이 한동안 기근현상을 보이던 회원권시장에도 매도세가 강화되었다. 시세조정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는 반응들이 나올법한 시점이었다.
이러한 시장의 여파에, 골프장들을 비롯한 리조트 업계들에게도 발등에 불똥이 떨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대규모 분양으로 공사비나 운영자금을 충당하려던 신설 업장들은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기에 다급해 졌고 기존 업체들은 한동안 여유 있게 관전하던 자세에서 업황 변화에 대한 자구책을 미리 모색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이들이 위기를 타개하려는 방안에 귀추가 모아지고 있는데, 아직 초기단계 할지라도 결국 회원권발행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시장의 관심사는 과거 금융위기를 거치며 고육지책으로 내놨던 무기명회원권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가운데 이미 골프장들은 비공개적으로나마 발행을 늘리고 있다는 분위기다.
무기명회원권은 접대용 수요의 증가에 기업들을 중심으로 선호도 높은 상품이지만 골프장들은 수익확대를 위해 회수조치를 단행해왔고 코로나19 수혜를 거치면서 아예 품귀현상을 빚어왔었기에 이들의 동향에 따라 시장에 활기를 부여하거나 암울했던 분위기가 다소 개선될 수도 있다.
물론, 시장에 기대와 다르게 조심스러운 구석도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이후 골프장들의 치솟은 눈높이로 인해 이들 회원권도 부담스러운 비용구조로 변모했다는 반응들도 나오기 때문이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에 따르면 무기명회원권의 전체 평균가는 대략 13억 원 수준이지만 대중이 선호하는 혜택을 갖췄거나 수도권 인근 골프장들은 수십억을 호가하는 상품가격으로 내놓고 있던 바이다. 이제는 수요자들과의 괴리감이 클 수밖에 없는 수준이다.
이에 불안한 자산시장의 배경에, 주 수요처인 기업들은 안 그래도 어려워진 주머니 사정으로 과거와 같이 대기 순번을 뽑아가면서 선 듯 매입에 나서기 어려울 수도 있다. 즉, 공급자와 수요자가 동상이몽을 연출할 수 있으니 서로가 눈높이를 맞출 필요가 있다.
또한 발행시장 쪽의 문제점도 면밀한 확인이 요구된다. 무기명회원권 분양은 회원제 골프장 같은 경우는 기존 회원들의 반발이 있거나 대중제는 상품내역에 따라서는 법적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기 때문에 비밀리에 발행을 하는 곳들이 대다수다. 심지어는 같은 골프장 임직원들도 상호정보 교류가 안 되는 상품들이 있을 정도다.
이런 특수성에 최근에는 무기명회원권을 취급하는 전문 브로커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물론 골프장과의 정상적인 위탁 계약으로 영업을 하기도 하겠지만 개중에는 골프장 직원인양 영업을 하는 경우도 있어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기도 한다. 얼마전 문제가 됐던 오션힐스 포항CC의 회원권사기 사건을 보면, 골프장과 모호한 관계에 있던 인물이 분양 업무를 취급하면서 대형사기 사건으로 귀결된 법적분쟁이 유사한 부작용이다.
[프로필] 이 현 균
• ㈜에이스회원권, 회원권 애널리스트
• 에이스골프닷컴 본부장
• MAP(Membership Analysis Project Team) 회원권시장, 시세 마케팅 분석팀장
• 전) 디지털조선 ‘골프회원권 시세와 전망 출연’
• 주요 일간지 및 골프 월간지 회원권 관련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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