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금융위기 후 최대 이탈”
애슈테드 등 대표기업 뉴욕行
경쟁력 저하·美증시와 격차 탓
올해 런던증시에서 88개 상장사가 영국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가장 많은 이탈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 시각)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통계를 인용해 “올해 런던증시에서 상장 폐지되거나 주력 증시를 다른 곳으로 옮긴 기업은 88개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반면 신규 상장은 18곳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을 떠나는 대표적 기업은 시가총액 230억파운드(약 41조7000억원)의 장비 렌털기업 애슈테드로, 이달 런던증시에서 뉴욕증시로 이전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애슈테드가 뉴욕 증시로 떠나면 2020년 이래 런던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100 지수 기업 중 해외 증시로 가기 위해 런던 증시를 떠나는 6번째 기업이 된다.
시총 390억파운드(70조7000억원)에 달하는 도박업체 플러터와 440억파운드(79조7000억원)의 건축 자재 업체 CRH도 지난 1년 반 사이 뉴욕증시로 떠났다.
기업들이 뉴욕으로 옮기는 이유는 다양한 투자자나 유동성 향상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는 게 FT의 분석이다. 에너지, 광업 기업이 중심인 영국의 FTSE 100은 올해 약 7.5% 상승했지만, 빅테크 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7.5%가량 올랐다.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런던증권거래소 대표를 지낸 자비에 롤렛은 “런던 증권거래소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며 “런던의 부진한 거래로 인해 더 많은 영국 기업이 해외에서 더 나은 이익을 얻기 위해 런던 상장을 포기하는 ‘실질적인 위협’이 발생했다”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 13일 골드만삭스는 “점점 많은 영국 기업이 미국으로 상장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며 “영국과 미국의 평가 가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