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인공지능(AI) 인프라·전략·보안 체계를 고루 갖춘 기업 비중이 전세계 대비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15일 시스코의 '2025 AI 준비지수'에 따르면, AI 기반 가치 창출 전 영역에서 높은 준비도를 보인 '선도 기업' 비중은 전 세계 평균 13%인 반면, 한국은 8%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한국을 포함한 30개국, 26개 산업군에서 직원 수 500명 이상 기업의 AI 담당 리더 8000명을 대상으로 이중맹검(double-blind)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스코는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을 '전략적 추진력+데이터+인프라의 균형'으로 규정했다. 이를 갖춘 선두 주자 그룹은 파일럿 프로젝트의 상용화 속도가 경쟁사 대비 4배 빠르고 AI 기반 신규 수익 창출 가능성을 4배 이상 확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안 위협 대응에서도 2~3배 높은 준비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또 전 세계 선두주자의 99%는 명확한 AI 로드맵을 보유하고 있다고 봤다. 이 중 96%는 단·장기 자금 조달 전략을 수립한 상태다. 반면 한국 기업은 각각 34%, 27%에 머물렀다. AI를 최우선 예산 항목으로 지정한 비율도 한국은 15%에 불과했다.
AI 에이전트(Agentic AI)의 도입 계획도 속도 차가 컸다. 조사 대상의 83%가 도입 계획을 밝혔고, 40%는 1년 내 직원 업무에 적용하겠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한국 기업 중 자사 네트워크가 확장성과 유연성을 갖췄다고 답한 비율은 단 9%에 그쳤다.
지투 파텔 시스코 최고제품책임자(CPO) 겸 사장은 “기업의 80% 이상이 에이전틱 솔루션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으며, 그중 3분의 2는 이러한 시스템 덕분에 이미 퍼포먼스 목표를 달성, 혹은 초과 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라며 “이러한 결과는 'AI 전환에서 더 앞서 있는 기업이 경쟁사 대비 훨씬 강력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