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상반기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투자액이 약 121억달러(약 16조6980억원)에 달했다. 2022년 이후 침체기를 겪었던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투자가 다시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21일 글로벌 디지털헬스 시장 조사기업 갈렌그로스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글로벌 디지털헬스 투자액이 약 56억달러(약 7조7280억원)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회복세를 보였다. 1분기에는 약 65억달러(약 8조9700억원)가 디지털 헬스케어로 투입됐다.
투자 흐름의 중심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스타트업과 1억달러(약 1391억원) 이상 대형 투자인 '메가딜'이 있었다. 1분기만 해도 AI 기업들이 디지털 헬스케어 전체 투자액의 60%에 해당하는 32억달러(약 4조4531억원)를 끌어모았다. 메가딜 역시 11건이 성사돼 전체 투자액의 46%를 차지했다. 이 중 8건이 AI 스타트업에 집중됐다.
특히 AI를 기반으로 한 신약 개발, 임상 문서화 자동화, 의료진 워크플로우 개선 등 의료 현장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기술 분야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AI 스타트업이 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41%에서 2025년 1분기 60%로 급등했다.
메가딜의 부활도 주목할 점이다. 1분기에는 총 25억달러(약 3조4000억원) 규모의 메가딜이 집중됐다. 2분기에도 대형 투자가 이어지며 상반기 전체 메가딜은 15건에 달했다. 이는 2022년 중반 이후 가장 활발한 움직임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구글의 AI 신약 개발 자회사 아이소모픽 랩스가 처음으로 6억달러(약 8800억원)의 첫 외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올해 바이오텍 중 가장 큰 규모의 자금 조달 사례다.
유전자 연구회사인 트루베타는 3억2000만달러(약 4416억원) 시리즈 C, AI기반 전신 스캐너 네코 헬스도 2억6000만달러(약 3588억원)를 투자받았다. 여기에 AI 기반 자동 진료 기록 스타트업 어브릿지는 올해 2월 2억5000만달러(약 3450억원) 투자 유치에 이어 6월에는 3억달러(약 4140억원)를 추가로 유치하며 단기간에 두 건의 메가딜을 성사시켰다.
이 밖에 이노바커(2억7500만 달러), 큐벤투스(1억500만 달러), 커뮤어(2억 달러) 등이 메가딜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중 글로벌 규모의 메가딜 사례는 없다. 지난해 메디웨일이 1200만달러(약 166억원) 투자를 받아 꽤 큰 규모를 기록했지만, 메가딜 기준인 1억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국내는 현재 수천만 달러 규모의 대형 시리즈 라운드에 도달하는 단계로, 메가딜보다는 성장 초기~중기 단계에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인수합병(M&A)은 상반기에도 활발했다. 1분기 M&A는 51건, 2분기에도 52건이 성사돼 상반기 총 103건의 M&A가 이뤄졌다. 특히 미국 기업이 전체 M&A의 67%를 주도하며 여전히 시장 중심에 섰다. 이같은 대형 투자와 M&A의 흐름은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다시 성장 궤도에 진입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갈렌그로스는 “AI 기반 임상 검증 및 수익화 가능한 기업에 선택적 자본 유입이 지속될 것”이라며 “2025년 투자 총액은 중립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248억 달러(약 34조5042억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