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클라우드 시장이 올해 99억5000만 달러(약 13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도르 인텔리전스가 발간한 '한국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규모와 점유율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클라우드 시장은 연평균 25.9% 성장하며 2030년까지 313억달러(약 42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AI 훈련·추론 수요 증가,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의 국내 인프라 투자 확대, 공공·금융·의료 등 산업별 디지털 전환 가속화가 시장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세부 영역별로 PaaS는 연평균 32.9%,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29.6%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모도르 인텔리전스는 추정했다. 이는 전통적인 IaaS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데이터·AI 통합과 민첩한 애플리케이션 개발 환경을 요구하는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기업 고객들은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병행 운용하면서 거버넌스 확보, 멀티 클라우드 리스크 분산 등 전략적 요소를 우선순위로 고려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주요 IT 서비스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 기업의 전략 변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SDS는 클라우드 사업 전략 보고서를 통해 “AI·데이터 중심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고, 내부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공공 PaaS 간 연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공공·제조 산업을 중심으로 특정 워크로드에 맞춘 '멀티 클라우드 최적화 컨설팅' 수요가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클라우드 시장은 단순 인프라 제공을 넘어 쿠버네티스 기반의 오케스트레이션, 개발·운영(DevOps) 연계 자동화 도구,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게이트웨이 관리 등 PaaS 요소 기술을 중심으로 기술 주도권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클라우드 운영 효율성과 개발 민첩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시장 수요와 맞물린 흐름이다.
조달청 디지털서비스몰과 나라장터 등에서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기반 PaaS 요구사항이 반영된 공공사업 발주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노그리드, 오케스트로 등 국내 기업들은 PaaS와 클라우드 통합 관리 플랫폼(CMP) 등을 조달청 디지털서비스몰에 등록하고, 영업 확대에 나섰다.
업계는 향후 PaaS 주도세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워크플로우 전체를 PaaS 상에서 유연하게 설계·배포할 수 있는 구조 전환이 본격화했다는 평가다.
정부 역시 공공 부문 클라우드 전환 과정에서 PaaS 기반의 개방형 전자정부 아키텍처 구축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민간 CSP 간 플랫폼 내재화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 PaaS 업체 관계자는 “차세대 클라우드 시장은 '누가 더 강력한 플랫폼을 빠르게 내재화하느냐'에 따라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