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운 대표 핵심 키워드로 '화합·결집' 제시
취임 시 잡음... 내부 화합·노사 갈등 과제로
'직접 소통' 집중... '내부 화합' 완수 평가 多
결속, 성과에 직결... 지난해 실적 균형·성공적
밸류업 이뤄... 적극 주주환원에 주가 32.87%↑
올해도 '화합' 중심으로 한 '지속 성장' 목표
[편집자 註] 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가 밝았다. 국내는 물론 세계 곳곳에 불확실성이 자리한 가운데,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올 한 해 각각의 '경영 전략'을 밝혔다. 세부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된 방향성은 '수익성·경쟁력 제고'로 보인다.
그런데 신년이 '리부트'된 이 시점, 우리는 '앞으로'를 위해 한 번쯤 멈추고 지난 시간을 반추해 볼 필요가 있다. '공약 이행률'은 단순 정치인들에게만 쓰일 말은 아니다. 리더의 자리에 있다면 누가 됐든 그의 말 한마디가 지닌 무게가 크다는 점은 자명하다. 특히 연초에 공개되는 CEO 신년사는 기업이라는 '배'가 일 년간 항해할 때 '방향키'로 작용하는 셈이다.
<시장경제>는 신년을 맞아 지난해인 2024년 증권사 CEO들이 연초 밝힌 사업전략을 근간으로 얼마나 건실하게 성장했는지 반추해 보고, 이를 토대로 올해도 그 흐름을 잘 이어갈 수 있을지 짚어본다.
화합, 협력, 결집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가 취임 시부터 언급한 '코어(Core, 핵심) 키워드다. 그는 지난해 "도약을 위한 첫 번째 요소는 조직 간 화합과 협업"이라고 했고, 올해는 "조직 내 화합은 곧 회사의 경쟁력"이라고 언급했다.
윤 대표는 '내부 결속이 먼저'라는 가치관을 기반으로 취임 첫 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올해도 그가 '화합'을 중시하며 해당 기조를 이어가는 만큼, 지난해와 같은 성과 역시 따라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올초 신년사에서 윤 대표는 "지난해 취임 초기부터 강조해 온 조직 내 화합과 협업이 모든 분야에서 유기적으로 이뤄지도록 내부 역량 결집을 다져 왔다"며 "조직 내 화합과 협업은 회사 경쟁력 강화로 직결된다는 점을 반드시 유념해 달라"고 밝혔다.
내부 화합은 윤 대표 취임 시부터 최우선 과제로 인식됐다. 그의 취임 과정에서 농협중앙회, NH농협금융지주 간 인사권 갈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윤 대표 취임과 함께 갈등은 일부 봉합됐지만, 중앙회와 지주 간 소통을 이끄는 것이 그의 몫으로 남았다.
노사갈등도 숙제였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하 사무금융노조) NH투자증권지부는 신임 대표 선임 과정에서 내부 출신인 윤 대표를 반대했다. 노동조합에서 퇴진을 요구했던 정영채 전 대표의 라인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지난해 윤 대표는 취임사에서 "밖으로는 고객과 시장에 집중하며 안으로는 조직 간 화합, 협업 등을 통해 하나의 플랫폼으로 성장해야 한다"며 "화합과 협력을 회사의 모든 분야에서 유기적으로 이뤄야 하고 이에 관련된 성과에 투명하게, 지속적으로 보상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내부 화합 다음으로는 '밸류업'을 우선 순위로 꼽았다. 축적된 고객 기반, 시장 대응 역량을 바탕으로 성과를 시현하자는 포부였다. '주주가치 극대화'라는 증권사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겠다고도 선언했다.
지난해 화합, 협력을 골자로 한 윤병운 대표의 다짐은 모두 완수된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전국 지점 순회에 나섰다. 서울 마포구 소재 고객지원센터를 시작으로 전국 모든 지점을 직접 방문했다. 기한도 따로 두지 않았다.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고 해도 현장의 목소리를 전부 들으며 '소통'을 행하겠다는 의지였다.
그렇게 약 일 년이 지난 지금, 시장에서는 윤 대표의 '소통'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윤 대표는 격식 없이 소통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디지털, 브랜드 마케팅 등을 위해 젊은 층의 직원들과도 지속적인 대화를 시도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윤 대표는 내부 화합, 노사갈등 해결 등에도 적극적으로 임했다. 반포금융센터 오픈, 범농협 한마음 농촌 일손 지원의 날 등의 행사에 이창욱 사무금융노조 NH투자증권지부장과 동행했고, 지난달에는 노사가 함께 기금을 모아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만든 '사무금융우분투재단'에 3년간 총 9억원의 사회연대기금을 출연하기로 약정했다.
소통 행보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윤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회사는 언제나 여러분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며 "어려운 점이 있다면 주저 없이 말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대표 취임과 함께 임직원 모두가 행복한 일터가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부연했다.
윤병운 대표의 소통은 곧 성과의 밑거름이 됐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7338억원으로 전년 3분기(5903억원) 대비 24.31%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누적 순이익은 5766억원을 기록하며 2023년 3분기까지의 누적 순이익(4674억원) 대비 23.34% 뛰었다.
'IB(기업금융) 명가' 타이틀을 지속해 온 만큼 '수익 구조가 한 방향으로 치우쳐 있다'는 지적이 무색할 정도로, 세일즈와 IB 양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냈다. 두 부문의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각각 3048억원, 3191억원으로 전년 3분기까지의 영업이익(세일즈 부문 2574억원, IB 부문 1802억원) 대비 각 18.41%, 77.10% 늘었다.
윤 대표가 지난해 신년사에서 "우리에겐 축적된 고객 네트워크와 시장에 대응하는 관리 능력이 있고, 이를 성과로 연결해 시장에 내보여야 한다"며 전한 포부가 실현된 셈이다.
올해는 결집된 역량을 기반으로 '보강'에 박차를 가한다. 약점으로 꼽혔던 리테일 사업의 경우, 지난달 연말 조직 개편을 통해 강화 의지를 밝혔다.
NH투자증권은 초부유층 대면 채널 강화, 디지털 부유층 공략, 전문 자문·지원 서비스 확대 등을 위한 조직을 신설·변경했고 뒷받침할 인력으로 이재경 NH투자증권 리테일사업총괄부문 부사장, 오태동 프리미어블루 본부장을 선정했다.
윤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지속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사업 부문별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점 추진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해 달라"고 요구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밸류업을 몸소 실천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H투자증권 주가는 지난 9일 종가 기준 1만 3500원으로, 지난해 초(1만 160원) 대비 32.87% 증가했다.
주가 상승 폭은 NH투자증권이 가장 컸다. 그밖에 상승 폭이 컸던 신영증권(27.01%), 한양증권(25.90%), 한국금융지주(24.32%), 키움증권(24.02%) 등을 5%포인트(p) 이상 웃돌았다.
지난해 8월에는 증권업계 시가총액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시가총액 1위였던 미래에셋증권과의 격차는 지난해 초 약 1조 2000억원에 달했지만, 지난 9일 종가 기준 3459억원까지 줄었다.
해당 성과에는 윤병운 대표가 지난해 취임과 함께 설정한 도약 전략, '밸류업'이 주효했다.
그는 취임 후 약 515억원 규모인 자사주 417만주를 매입한 뒤 소각했다. 당시 2011년 이후 13년 만에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한 것이었기 때문에 화두에 올랐다.
아울러 지난달에는 밸류업 계획을 공개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 12%,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달성이 핵심이다. 기본 배당 500원의 최소 배당수익 보장과 성과를 고려한 추가 배당 실시, 지속 자사주 매입·소각 등의 내용도 담겼다.
윤 대표는 지난해 신년사에서 "NH투자증권은 주주가치 극대화라는 증권사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며 "주주환원 강화 정책 기조를 충실히 수행해 성장을 주주에게 환원할 수 있도록 일관성 있는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올해도 NH투자증권의 성장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그 중심에는 임직원 간, 전 사업 부문 간의 화합이 자리할 전망이다.
윤병운 대표는 올해 임직원들 사이에 '일하는 조직 문화'를 형성하고, 이에 따른 성과에는 업계 최고의 처우를 통한 직원 가치를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목표는 회사 내부 화합을 위한 동력으로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올해 국내외 정치적 변수 등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경기 불확실성이 클 예정"이라며 "지속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직 내 화합과 협업은 회사의 경쟁력 강화로 직결된다는 점을 반드시 유념해 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