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성중공업 주가가 100만 원을 넘어서면서 네 번째로 ‘황제주(1주당 100만 원 이상 주식)’ 반열에 올랐다. 해외 전력 인프라 교체 수요 확대와 고수익 제품군 중심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 코스피시장에서만 삼양식품·태광산업·삼성바이오로직스까지 주가가 100만 원을 넘긴 종목은 4개가 돼 이른바 ‘황제주’ 전성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전 거래일 대비 3만 원(3.07%) 오른 100만 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는 101만 5000원까지 뛰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올 들어 효성중공업 주가는 인공지능(AI) 수요 증가에 따른 전력 기기 업황 호조 기대감에 150% 넘게 오르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증권 업계에서는 효성중공업의 급격한 주가 상승 폭에도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최근 목표주가를 최대 122만 원까지 상향 조정했다. 효성중공업은 국내 전력 기기 업체 중 가스절연개폐장치(GIS) 부문 1위로 이달 1일에는 미국 주요 유틸리티 기업과 약 2641억 원 규모의 GIS 차단기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GIS 차단기는 고수익 제품군으로 분류된다. 조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국산 고압 변압기 수입 비중은 2022년 9%에서 올해 누적 기준 22%까지 상승하는 등 한국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수익성이 높은 수주가 매출로 이어지며 이익이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럽 지역 전력망 교체 수요도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김광식 교보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은 매출액 1조 4000억 원, 영업이익 1419억 원을 기록하며 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면서 “이익 기여도가 높은 별도 법인의 물량 효과로 인해 중공업 수익성은 전 분기 대비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효성중공업을 포함해 황제주는 삼양식품·태광산업·삼성바이오로직스 등 4개 종목이다. 이날 태광산업도 0.49% 오른 123만 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양식품·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각각 0.54%, 1.42% 내린 146만 2000원, 104만 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차기 황제주 후보군으로는 고려아연(85만 3000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80만 7000원), LIG넥스원(58만 9000원), 두산(57만 1000원) 등이 꼽힌다. 특히 두산은 올해 들어 25만 5000원에서 주가가 2배 넘게 뛰었다. 염승환 LS증권 이사는 “최근 황제주가 증가한 것은 그간 한국 증시가 저평가된 요인도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개별 기업의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며 “향후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황제주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