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개선으로 공사 체질 바꿔…'스마트 에너지 도시 서울' 위해 혁신할 것”

2025-08-28

서울에너지공사는 지난겨울을 사고 없이 보냈다. 설립 9년 만에 처음이다. 겨울이면 종종 발생하는 열 수송관 파열 사고 등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공사는 1분기 당기순이익도 흑자 전환했다. 상반기 실적도 흑자가 예상된다. 황보연 사장이 지난해 12월 취임하면서 강조한 ‘겨울철 열 공급 중단 제로화’와 ‘재정건전성 개선을 통한 흑자 전환 기반 마련’이 모두 실현된 셈이다.

황 사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성과의 핵심은 데이터 기반의 설비 운영 덕분”이라고 말했다. 사실 공사는 2016년 취임 이래 계속 적자 상태였다. 과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 경제정책실장 등을 지낸 황 사장은 취임 후 경영개선 방안 마련에 집중했다. 그 과정에서 열을 공급하는 관의 압력을 소폭 조정해 전체 열 생산 비용의 70% 이상인 액화천연가스(LNG) 사용량을 줄이는 아이디어를 냈다. 수송관이 파열되면 복구까지 많은 열 손실이 발생한다. 복구 후 관 전체의 열을 정상 수준으로 올리는 데에도 큰 비용이 든다. 황 사장은 “차압 운전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고, 압력이 낮아진 만큼 관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도 줄어드니 파열 우려도 덜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황 사장은 ‘부단수 공법’ 도입도 지시했다. 이 공법은 열 공급 중단 없이 보수가 가능하지만, 일반 공법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게 단점이다. 황 사장은 “사고를 안 내는 게 바로 경영개선”이라며 “주저하는 임직원들에게 ‘책임은 내가 지겠다’며 적극적인 대응을 독려했다”고 말했다.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목표를 달성한 기쁨을 맛본 임직원들에게 황 사장은 새로운 ‘미션’을 제안했다.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해 공사의 미래 비전을 세우고 실행 과제를 도출해 보자고 한 것이다. 황 사장은 “누군가의 지시가 아닌 향후 공사를 이끌 주역들이 직접 고민하고 검토한 끝에 내놓은 과제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렇게 탄생한 공사의 ‘2035 경영혁신 미래비전’은 ‘서울시 에너지전환을 선도하는 깨끗하고 따뜻한 에너지 전문 공기업’이다. 세부적으로는 공사의 거점 지역인 서울 서남권과 동북권에 열 공급 기반을 확대하면서도 시대 흐름에 맞춰 차세대 열에너지 공급 모델 선도에 초점을 맞췄다. 태양광, 수소 등 신사업 분야 확대와 미래도시에 걸맞은 에너지 활용 모델 제시에도 역량을 투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강서, 마곡 등 서울 서남권에 안정적인 냉난방 공급 체계를 구축하는 서남집단에너지사업은 공사의 핵심 프로젝트다. 당초 공사 자체 사업으로 추진됐으나 자재비, 유가 등의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가로 단독 추진이 어려워진 상태. 황 사장은 “지연된 사업 일정을 최대한 단축하고 조기에 안정화할 수 있는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이 사업 추진에 적합하다고 본다”며 “SPC 설립을 통해 우리 공사는 시설 운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향후 다른 지역으로의 원활한 열 연계 운영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열에너지는 ‘탈탄소 전환’의 핵심 분야다. 유럽에서는 지역난방을 재생에너지로 인정하고 재생열·폐열 비중을 늘리는 관련 사업자에게 행정·세제 혜택을 주는 등 지역난방을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의 중요한 축으로 보고 있다. 오스트리아·독일·프랑스 등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개별난방의 신규 설치를 막고 있다.

반면 대한민국의 열에너지 정책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집단에너지사업의 순기능에 주목하고 친환경 열원 활용에 따른 보상 체계가 동반되는 국가 차원의 ‘열에너지 기본계획’이 필요하다는 게 황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새 정부가 열에너지 탄소중립 활성화를 위한 종합 전략과 지원 정책 수립에 적극 나서달라”고 제언했다.

공사는 수소·태양광 발전, 지열 등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최근에는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활용해 도심에 액화수소충전소를 설치해 운영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향후 수소를 직접 연료로 활용하는 수소발전 등 수소를 활용한 에너지 전환도 꾀하고 있다.

황 사장은 “단순히 에너지를 공급하는 기관을 넘어 디지털 기술, 친환경 시스템을 접목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에너지 혁신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스마트 에너지 도시 서울’ 실현을 위해 끊임 없이 변화하고 혁신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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