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나누고, 대만 굴전 먹고, 베트남 닭발까지···젠슨 황의 ‘길거리 미식 행보’

2025-10-31

한국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치맥(치킨+맥주)’ 자리에서 시민들에게 치킨을 나눠주며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거물인 그는 대만의 야시장과 베트남의 맥주 거리, 서울의 치킨집까지 소탈한 행보로 인간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지난달 30일 황 CEO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치킨집 ‘깐부치킨’에서 치맥 모임을 가졌다. 이들은 하이트진로의 맥주 ‘테라’와 소주 ‘참이슬’을 섞은 이른바 ‘테슬라(소맥)’를 마셨으며, 황 CEO는 소맥 제조기에서 나온 술이 싱겁다며 직접 소주를 더 붓기도 했다. 그는 양념치킨을 맛본 뒤 “너무 맛있다”며 주변 테이블을 돌며 음식을 나눠줬고 “오늘은 모두 공짜”라며 치킨집의 ‘골든벨’을 울렸다.

황 CEO가 시민들이 즐겨 찾는 먹거리를 통해 친근하고 인간적인 인상을 남긴 것은 처음이 아니다.

대만에서 태어나 9살 때 미국으로 이민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대만을 방문할 때마다 야시장을 자주 찾는다.

대만 매체 중국시보와 연합보에 따르면 황 CEO는 2023년 10월 대만 방문 당시 타이베이 닝샤(寧夏) 야시장에서 두부 푸딩인 더우화(豆花)와 생강즙을 곁들인 토마토를 사기 위해 직접 줄을 섰다. 한 팬이 건넨 오징어 튀김을 함께 나눠 먹는 모습도 포착됐다. 같은 해 11월에는 한 시상식에 참석한 뒤 아내와 함께 린장(臨江) 야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탕후루(설탕 절임 과일 꼬치)를 나눠주며 함께 사진을 찍었다.

이후에도 닝샤·린장·랴오닝제(遼寧街) 야시장을 여러 차례 방문했고 2024년 6월에는 TSMC 창업자 모리스 창과 함께 닝샤 야시장에서 대만 굴전을 맛봤다. 지난 5월에는 타이베이의 한 식당에서 대만 공급망 파트너들과 만찬을 가진 뒤 식당 인근에 모인 시민과 기자들에게 음료와 간식을 나눠주기도 했다. 대만을 자주 찾은 덕에 현지 잡지와 온라인에는 ‘젠슨 황 맛집 지도’가 돌아다닐 정도다.

황 CEO는 여러 차례 연설에서 야시장에 대한 추억을 밝힌 바 있다. 한 연설에서 그는 “네 살쯤부터 사람 구경이 좋아 부모님과 함께 야시장에 가는 걸 무척 즐겼다”며 굴전을 특히 좋아했다고 말했다. 또 어린 시절 야시장에서 칼에 베여 얼굴에 큰 상처를 입었지만, 여전히 야시장을 좋아한다고도 했다.

그의 ‘길거리 미식 행보’는 베트남에서도 이어졌다. 2023년 12월 첫 방문 때는 쌀국수와 맥주를 즐겼고, 2024년 12월에는 팜 민 찐 베트남 총리와 함께 하노이의 타히엔 맥주 거리를 찾았다.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당시 그는 타히엔 거리를 걸어서 이동하면서 시민들과 악수하고 대화를 나눴다. 또 현지 닭발 요리를 들고 주변 사람들에게 권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에서 비크람 신하 인도삿 CEO와 만났을 때도 노점 식당의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꼬치류 음식인 ‘굴틱’을 먹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황 CEO의 재산은 1760억 달러(약 251조 원)로 세계 9위 수준이다. 세계적인 거부이지만 그의 소탈한 행보는 오히려 인간적이고 친근한 기업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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