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성(26·LA 다저스)이 왼손 투수를 상대로 시원한 동점 적시 2루타를 터트렸다. 김혜성은 이날 경기를 통해 플래툰 시스템에 구애받지 않는 실력을 증명해 보였다.
김혜성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와의 경기에 9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4경기 연속 선발 출전이다.
김혜성은 이날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3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한 김혜성은 시즌 타율 0.410(61타수 25안타)으로 4할대 타율을 유지했다.
샌디에이고는 우완 투수 닉 피베타를 선발 등판시켰다. 피베타는 4이닝 만에 4자책점한 뒤 조기 강판됐다. 좌완 마츠이 유키가 뒤이어 구원 등판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그동안 좌완 투수가 나왔을 때 좌타자 김혜성을 기용하지 않는 플래툰 시스템을 철저히 고수해 왔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은 이날 김혜성이 좌투수를 상대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김혜성은 피베타를 상대로 한 첫 번째 타석에서 뜬공으로 물러났고 두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아웃됐다. 김혜성은 5회 마츠이에 맞서 세 번째 타석에 섰다. 다저스가 5-6으로 역전당한 상황, 2사 2루의 동점 기회였다.
마츠이의 초구 슬라이더에 속아 빈 방망이를 휘두른 김혜성은 2구째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았다. 김혜성은 몸쪽으로 꽂히는 공을 당겨쳐 외야 오른쪽 깊숙이 뻗어가는 안타로 만들었다. 2루의 맥스 먼시가 홈 플레이트를 밟으며 6-6 동점을 만들었다. 김혜성은 빠른 발로 2루까지 달려 세이프됐다.
왼손 투수를 상대로 귀중한 동점 적시타를 터트렸지만 김혜성은 네 번째 타석에 설 수 없었다. 8회초 샌디에이고가 좌완 투수 아드리안 모레혼을 등판시키자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을 오른손 타자 엔리케 에르난데스로 교체했다. 그러나 에르난데스는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다저스는 승부치기 끝에 8-7 진땀승을 거뒀다.

김혜성은 지난 10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도 2타점 3루타를 터트리며 최상의 타격감을 보였으나 상대 좌완 불펜 투수가 등판하자마자 교체됐다.
김혜성은 KBO리그에서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 타율 0.296, 왼손 투수를 상대로 타율 0.306을 기록했다. MLB에서는 좌완 투수를 상대로 3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 중이다.
현지에서는 다저스의 플래툰 시스템에 대한 의문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김혜성의 교체를 가리켜 “다저스 타선에 비로소 불이 붙었을 때 로버츠 감독은 전원을 꺼버렸다”라고 비판했다. 매체는 “김혜성의 2루 수비는 수준급이고 그의 스피드는 상대 팀에 압박을 가한다”라며 “김혜성을 타선에서 빼는 것은 경기의 탄력과 뜨거운 타격감을 모두 낭비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