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사위인 구데니스(한국이름 구본철) 대표가 이끌고 있는 통신장비납품회사 유엔에이디지탈이 SK그룹의 일감 없이는 자생할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한 사실이 비즈한국 취재를 통해 드러났다. 유엔에이디지탈은 자회사로 유엔에이엔지니어링을 두고 있는데, 매출의 90% 이상을 SK로부터 일감을 받아 달성 중이다. 그동안 구 대표가 SK그룹으로부터 일감몰아주기 논란에 휘말리지 않았던 건 최신원 회장의 사위이긴 하나, SK그룹의 동일인이 최태원 회장이라 공정거래법상 친족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 대표가 이끄는 유엔에이디지탈은 2004년 8월에 설립된 중소기업으로, 20년 넘게 SK텔레콤 등에 통신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2010년 최신원 전 회장이 지분을 매입하면서 SK그룹 계열사로 편입됐으나, 내부거래 비중이 96%에 달하는 등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일자 구 대표와 그의 숙부 구자겸 NHV코리아 회장이 2015년 최 전 회장의 지분을 다시 사들이면서 SK그룹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당시 회사 지분을 헐값에 매각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현재 구 대표의 보유 지분은 49.7%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불거진 후 거래 비중을 줄여나갔던 SK그룹이 다시 유엔에이디지탈에 일감을 늘린 사실이 비즈한국 취재를 통해 드러났다(관련기사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이 사위에 판 유엔에이디지탈, 일감 몰아주기 지금은?). 유엔에이디지탈이 지분 98.05%를 보유한 자회사 유엔에이엔지니어링(옛 유빈스)의 매출 96%가 SK그룹과의 내부거래에서 발생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유엔에이엔지니어링은 2005년 최신원 전 회장이 법인 독립하기 전까지 SK텔레시스의 통신중계기 시공 및 유지보수를 담당하던 사업부문이었다.
유엔에이엔지니어링의 매출 및 SK그룹과의 거래금액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매출은 △2018년 1435억 원 △2019년 1329억 원 △2020년 1151억 원 △2021년 1077억 원 △2022년 1158억 원 △2023년 1303억 원이며, 내부거래액은 △2018년 670억 원(46.68%) △2019년 1233억 원(92.77%) △2020년 1081억 원(93.91%) △2021년 1028억 원(95.45%) △2022년 1105억 원(95.42%) △2023년 1256억 원(96.39%)을 기록했다. 2019년 이후 내부거래 비중이 90% 이상 유지되고 있음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특히 SK그룹과의 내부거래에서 절반 이상은 SK브로드밴드와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SK그룹과의 높은 거래량에도 불구하고 최신원 전 회장의 사위인 구 대표가 공정거래법망을 교묘하게 피해나간다는 점이다. SK그룹의 동일인은 최 전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태원 회장인데, 구 대표와는 인척 5촌 관계라서 공정거래법상 친족에 포함되지 않는 까닭이다.
SK그룹과 유엔에이엔지니어링 거래액이 급증한 것과 관련해 SK그룹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상 문제되는 부분은 없으며, 심의 등을 거쳐 선정한 업체일 뿐이다. SK브로드밴드 등에서 보면 거래량이 크진 않다”라고 설명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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