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WG&S, '와일드무어'로 프리미엄 블렌디드 위스키 시장 공략

2025-01-16

저가 블렌디드 위스키 '그란츠' 출시 10년 만에

첫 프리미엄 블렌디드 위스키 '와일드무어' 선봬

윌리엄그랜드앤선즈 가문이 60년간 수집한 원액과

운영 중단으로 폐쇄된 증류소의 희귀한 원액 블렌딩

희소성·고숙성 원액 내세워 프리미엄 소비자층 공략

'싱글몰트' 위스키의 최강자인 윌리엄그랜트앤선즈가 희귀한 원액을 활용한 프리미엄 블렌디드 위스키 '와일드 무어'를 선보였다. 한국에 대중적인 블렌디드 위스키인 '그란츠'를 선보인지 10년 만이다. 코로나 이후 위스키 시장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만큼 희소성과 고숙성 원액을 내세워 프리미엄 블렌디드 위스키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15일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피딕'과 수제 위스키 '발베니'로 유명한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가 몰트와 곡물을 혼합해 만든 블렌디드 스카치위스키 '와일드 무어'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김효상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대표는 "'거친 황야'라는 뜻인 '와일드 무어'는 이름 자체에서 나오는 순수 자연적인 측면이 있다"며 "위스키 주산지로 스코틀랜드 스페이시사이드나 로우랜드 등이 많이 알려졌지만, 이 위스키는 더 이상 운영되지 않는 폐쇄된 증류소인 '고스트 디슬러리(Ghost Distillery)'에서 위스키 원액을 가지고 가장 이상적인 브랜드 위스키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고스트 디슬러리'는 운영이 중단된 증류소를 말한다. 폐쇄된 증류소의 원액은 생산이 중단됐기 때문에 더 이상 새롭게 생산되지 않는다. 현재 위스키 업계에서 가장 희귀한 컬렉션으로 알려져 있다. 고스트 디슬러리의 위스키 원액은 극히 제한된 수량만 남아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희귀해지고 가치가 높아진다.

일반적인 위스키 원액과 차별화된 ‘희귀한 위스키 원액(에이전트 리저브, Ancient Reserve)’을 사용한다. ‘고스트 디슬러리’ 원액과 함께 윌리엄그랜드앤선즈 가문이 약 60년 동안 개인적으로 수집하고 관리해 온 원액들로 구성됐다. 일반적인 블렌디드 위스키보다 한층 더 고급스럽고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

위스키는 일반적으로 지역적 특성에 따라 구분된다. 예를 들어, 스페이사이드 지역 위스키는 화려하고 밝은 밸런스를 자랑하고, 아일라 지역 위스키는 바다 소금과 같은 짙은 풍미로 유명하다. 하지만 와일드 무어는 이러한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 스코틀랜드 전역에서 가장 희귀하고 귀한 원액과 숙성 통인 캐스크를 직접 수집해 블렌딩했다. 그 결과 와일드 무어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스코틀랜드 전체를 대표하는 독창적인 위스키로 탄생했다.

'와일드 무어'는 위스키업계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몰트 마스터 '브라이언 킨스만(Brian Kinsman)'이 모든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브라이언 킨스만은 윌리엄그랜트앤선즈에 입사할 당시 위스키 성분을 분석하는 역할로 입사했다. 그런 그에게 천재성을 보이는 분야가 있었다. 바로 후각이었다. 전 발베니 몰트 마스터인 '데이비드 스튜어트(David Stewart)'는 그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그를 견습생으로 데려갔다. 이후 그는 2009년 글렌피딕의 6대 몰트 마스터로 선정됐다. 화려한 업적을 지닌 그가 스코틀랜드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짙은 황야, 거친 해안선, 빽빽한 침엽수림, 손 닿지 않은 산맥, 장엄한 호수 등 자연환경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와일드무어'다.

브라이언 킨스만은 "와일드무어는 스코틀랜드 야생의 웅장함,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자연의 풍경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탄생한 제품이다"며 "윌리엄그랜트앤선즈의 유산과도 같은 희귀한 '에이션트 리저브' 원액을 집요하게 탐구하고 혼합해,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강렬하고 깊은 풍미의 위스키를 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위스키 병 디자인에도 자연을 반영했다. 병 뒷면의 울퉁불퉁한 표면은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지역 글렌코의 등고선을 형상화했다. 병의 로고도 침엽수립의 씨앗인 솔방울이다. 이러한 디자인은 자연 보호와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브랜드의 철학을 반영한 것이다.

와일드무어는 총 7가지 제품으로 구성돼 있지만, 국내에선 '23년 다크 무어랜드', '30년 러기드 코스트', '40년 블랙 마운틴' 등 고숙성 3개 제품만 출시됐다. 스코틀랜드 대자연에서 영감을 받은만큼 '30년 러기드 코스트'는 거친 해안가의 풍경에서 영감을 얻어 바다 소금과 피트의 향을 특징으로 한다. '23년 다크 모어랜드'는 짙은 황야를 연상시키는 흙 내음과 오크, 말린 과일의 풍미를 담고 있다.

각 제품마다 원액 종류와 조합이 다른데, 특히 '40년 블랙 마운틴'은 희귀한 그레인위스키 원액과 하이랜드 몰트위스키 원액, 그리고 폐쇄된 증류소의 원액까지 추가해 더욱 특별하다. 와일드무어의 세 제품은 출시 직후 세계 3대 주류품평회로 알려진 국제주류품평회 IWSC(International Wine & Spirit Competition)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품질을 인정받았다.

가격대는 23년산 32만6,000원, 30년산 79만1,000원, 40년산 144만원으로 책정됐다. 기존에 윌리엄그내트앤선즈의 블렌디드 위스키와 달리 저가 라인을 배제해 고급 위스키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와일드무어는 프리미엄 소비자층을 비롯해 자연을 사랑하는 소비자가 주요 고객이다. 김정훈 와일드무어 브랜드 매니저는 "유럽을 중심으로 도시에서 즐기는 럭셔리에서 벗어나 손이 닿지 않은 자연으로 나가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캠핑, 차박 등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역동적인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상승세를 이어오던 국내 위스키 시장은 지난해부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코로나를 거치며 홈술 문화와 하이볼의 인기가 더해져 급격히 성장했던 위스키 시장은 경기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주춤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위스키 수입량은 11월 기준 2만5,017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수입액도 2억2,55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9% 줄었다. 다만 위스키 시장은 양극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가 라인의 위스키가 하이볼 트렌드에 힘입어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는 동시에 프리미엄 위스키에 대한 수요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윌리엄그랜트앤선즈는 프리미엄 위스키 시장에서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내걸었다. 기존 블렌디드 위스키 시장은 조니워커 블루 라벨, 발렌타인 30년, 로얄 살루트 등 몇 가지 주요 브랜드에 국한돼 있다. 김 와일드무어 관계자는 "국내 위스키 시장이 급성장 후 안정화되는 단계에 접어들었고, 동시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프리미엄 위스키로 옮겨가고 있다"며 "와일드무어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위스키 시장을 좀 자극할 수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자리 잡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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