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결제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기반 상거래 구축에 빠르게 나서고 있다.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까지 각각의 AI에이전트 모델을 선보이며 빅테크 기업과 파트너십 체결에 한창이다. 기존의 단순 제품 추천을 넘어 검색부터 구매, 결제, 정산까지 이르는 일련의 상거래 과정을 AI를 통해 자동화하기 위해서다.
7일 관련 업계 및 외신 등에 따르면 글로벌 핀테크 기업 페이팔은 최근 열린 개발자 행사(Dev Days)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앤트로픽 등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해 상거래 분야에 에이전트AI를 적용한 데모를 선보였다.
구글 클라우드의 제미나이(Gemini) 기반 챗봇에 페이팔 상거래 기능의 통합한 것은 물론 아마존의 생성형 AI 노바를 활용해 제품을 스캔하고 즉시 구매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도구를 제공하는 등의 활용 사례를 선보였다.
글로벌 카드 네트워크사도 일제히 AI를 적용한 상거래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마스터카드는 지난달말 AI에이전트에 기반한 결제 프로그램 '에이전트 페이'를 선보였다. 예컨대 30대 생일파티를 준비 중인 여성이 AI 에이전트를 통해 스타일, 장소 분위기, 날씨 등을 반영한 의상 및 액세서리 추천을 받고, AI가 대신 구매 및 결제까지 진행하는 방식이다. 현재 MS 애저 및 코파일럿 스튜디오와 협업을 통해 서비스 범위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비자 역시 '글로벌 프로덕트 드롭' 행사를 통해 AI에이전트를 적용한 서비스 '비자 인텔리전스 커머스'를 선보였다. AI에이전트가 사용자를 대신해 상품을 검색, 선택, 구매,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비자의 결제 네트워크를 AI 개발자들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사용자 설정에 따라 자동 결제를 지원하는 AI레디 카드 출시 등을 통해 상거래 분야에서 AI 적용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비자 역시 MS, 앤트로픽, IBM, 삼성 등과 협업을 모색 중이다.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사 및 핀테크 기업의 AI에이전트 적용은 최근 빅테크 기업의 상거래 분야 AI 적용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서다. 페이팔, 비자, 마스터카드 모두 에이전트AI가 결제를 지원하되 최종 통제는 소비자가 수행할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 추천, 검색, 비교, 구매, 결제, 정산까지 전과정을 AI로 자동화하기 위한 행보다.
지급결제업계 관계자는 “페이팔은 물론이고 비자나 마스터카드까지 상거래 분야에서 AI 적용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 만큼 국내 역시도 네이버, 삼성 등을 중심으로 마찬가지 움직임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간편결제는 물론 빅테크 시장의 움직임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