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환 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정부출연연구기관에 합류해 국가 연구개발(R&D) 과제를 이끈다. 출연연이 기존 공공기관 규제에서 벗어나 파격적인 보수 지급과 채용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인재영입 제도 ‘국가특임연구원’의 첫 임용 사례가 나온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과학기술 분야 출연연 1호 국가특임연구원으로 김명환 화학연 차세대이차전지전략연구단장을 임용했다고 28일 밝혔다. 김 단장은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사장 등을 역임한 배터리 분야 민간 대표 전문가로 평가된다.
김 단장은 1996년 LG화학 초대 배터리개발팀장으로 임명된 후 국내 최초 리튬이온전지 원천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성공해 100% 수입에 의존하던 기술을 내재화했다. 2000년대에는 중대형 전지 분야를 개척해 이차전지 종주국인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초 전기차용 리튬이온전지 상용화에 성공했다. 그는 또 글로벌 산업표준 기술이 된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개발, 세계 최초 3성분계 NCM523 양극재 개발 및 원통형전지 적용, 세계 최초 하이니켈 양극재의 자동차용 전지 적용, 주요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전기차용 전지 개발·양산 등 핵심기술 확보에도 기여했다.
김 단장이 이끄는 차세대이차전지전략연구단은 여러 출연연이 모여 대형 R&D를 수행할 수 있도록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컨소시엄 ‘글로벌톱전략연구단’의 하나다. 한국전기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등 출연연을 포함한 52개 기관이 참여해 2029년까지 1300억 원 규모로 배터리 신기술을 개발한다.
과기정통부는 특히 민간 출신의 김 단장 주도의 민·관 협력을 통해 출연연의 R&D 역량 혁신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 단장이 맡은 국가특임연구원은 출연연의 공공기관 해제 후 채용 절차, 보수 수준 등에 자율성을 부여, 출연연이 파격적 보수와 특별채용 조건을 앞세워 고급인재를 적극 영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과기정통부는 국가특임연구원 임용을 지속 확대해 출연연의 대형 연구성과 창출을 이끌어낼 방침이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1차관은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우리가 가진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할 때”라며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국가특임연구원으로서 출연연이 지니고 있는 우수한 연구 인력·인프라와 함께 눈부신 성과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