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계산하길래 오차가 ‘조단위’···‘고무줄’ 조세지출 전망치, 나라살림 문제 없나

2025-11-20

조세지출, 각종 특례 등 국민에 깎아준 세금

10여년간 5.6% 오차···실제 감면액, 예측 웃돌아

기재부, 산출 모형 비공개···“모형 점검나서야”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세금 감면 예상치가 실제와 크게 다르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예상치를 낮게 잡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더 많은 세금을 깎아주면서 세수 감소 효과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0일 나라살림연구소의 ‘조세지출 현황 및 문제점’ 보고서를 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조세지출(세금 감면) 예상치와 실제 지출 간 차이가 평균 5.6%였다. 특히 2013년과 2022년에는 예상보다 각각 약 4조800억원과 7조6100억원을 더 많이 감면해줘 오차율이 12%를 넘었다.

정부는 매년 ‘조세지출예산서’를 통해 이전 연도의 실제 세금 감면 실적과 올해와 내년 조세지출 전망을 발표한다. 조세지출은 비과세, 감면, 소득공제 등 다양한 세금 특례를 포함하며, 사실상 정부가 국민에게 깎아준 세금을 말한다.

정부는 2015년 이후 전망치에서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년 실제 감면액보다 낮은 전망치를 제시했다. 감세 정책으로 인한 재정 감소 효과를 줄이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는 대목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내년 조세지출액 80조5000억원도 실제로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실제 국회예산정책처는 정부 예상보다 1조원 많은 81조5000억원을 내년 조세지출 규모로 내놓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경제 상황과 맞물려 있어서 내년 조세지출을 정확히 예측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매년 같은 계산 방법을 쓰기 때문에 세수 감소 효과를 의도적으로 줄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세지출 산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등 주요 지표만 공개할 뿐, 조세지출을 계산하는 구체적인 모형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기재부는 모형 공개가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외부 전문가의 자문을 받는 방안은 검토 중이다.

예정처는 “조세지출 전망 오류가 큰 항목들에 대한 예측 방법을 공개하고, 과거 예측 결과를 분석해 조세지출결산서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석 나라살림연구소 자문위원은 “정부가 일부러 적게 예측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적게 추계했다면 세수 예측이 왜곡될 수 있다”며 “반복되는 오차를 줄이려면 정부도 기존 모형을 점검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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