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만 맺고… 인천 영종 항공복합시설 사업 ‘하세월’

2025-03-11

이병기 기자 rove052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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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대한항공 등과 양해각서 체결, 앵커기업 유치·문화시설 조성 예정 구체적 계획 無, MOU 만료 ‘성큼’... 일각선 ‘보여주기식 협약’ 지적도 경제청 “사업추진 계속하고 있다”

인천 중구 영종하늘도시에 추진 중인 항공문화복합시설 조성 사업이 1년여가 지나도록 구체적인 계획도 세우지 못한 채 제자리를 걷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자칫 양해각서(MOU)만 이뤄진 ‘속 빈 강정’ 우려와 함께 사업의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11일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유정복 시장은 지난 2024년 5월께 미국 뉴저지 출장 당시 대한항공과 글로벌 투자회사인 파나핀토, 시행사인 디피인터내셔널과 영종 항공복합문화시설 조성을 위한 MOU에 서명했다.

그러나 MOU 만료 기한인 1년여가 다가오는 현재까지도 사업의 핵심인 항공 앵커기업 유치 관련 구체적인 계획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인천경제청은 협약 당사자들과 영종하늘도시에 항공 앵커기업을 유치, 항공 비즈니스 허브 구축 및 관련 종사자들을 위한 주거와 문화시설 등을 건립하기로 했다. 시 안팎에서는 대한항공의 본사나 핵심 교육시설, 또는 항공정비시설 등이 영종도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파나핀토는 유 시장이 지난해 2월 유럽 방문 당시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의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10억달러 규모의 투자 의향서를 제출했다. 이를 두고 당시 인천경제청은 이번 MOU를 통해 투자 계획의 윤곽을 그렸다며 의미를 강조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난해 MOU는 구체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포괄적인 협력을 의미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추진 상황은 아직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부지에 대한 청사진이 세부적으로 나와야 우리도 준비할 수 있다”며 “아직 밝힐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덧붙였다.

지역 안팎에서는 유 시장이 미국까지 가서 맺은 성과가 ‘보여주기 식’에 그쳤다며 후속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소속 문세종 의원(더불어민주당·계양4)은 “시와 경제청이 많은 예산을 들여 해외에 다녀왔지만, 정작 알맹이 없는 MOU만 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후 사업 추진이나 투자유치 시점은 계속 늦어지고 있다”며 “자칫 MOU가 ‘속 빈 강정’으로 전락할 우려가 큰 만큼, 시와 경제청이 적극 나서 내실 있는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합병 이슈 등이 있어 지난해 MOU 이후 세부적인 논의가 늦어진 부분은 있다”며 “다만, 계속 추진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MOU 기한을 연장할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며 “다만, 기업 사정 상 구체적인 사업 추진 시점 등을 밝히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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