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54)씨가 운영하는 한국사 카페 회원들이 잇따라 탈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전씨가 운영하는 35만여명 규모의 한국사 카페에는 탈퇴 인증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해당 카페에서는 한국사 기출 문제와 면접 후기 등을 공유해왔지만, 최근 전씨가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심경을 밝히는 글을 자주 올린 뒤 사실상 '정치 커뮤니티'로 변질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기준 최근 게시물 50여개 중 절반 이상이 정치 관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카페에 8번의 입장문을 올렸으며 최대 4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댓글도 수백개가 달리는 등 수험 정보글은 뒷전으로 밀려났고, 외부인 가입도 늘면서 게시판은 기존 회원과 이들 간의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회원들은 "시험이 2달 남았는데 왜 방치하느냐" "정치인 팬카페 같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 회원은 "선생님께 실망감을 느낀 건 정치적 발언 때문이 아니라 시험 준비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어려워졌음에도 이곳을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가직 시험이 62일 남았는데 수험생이 글도 못 쓰는 곳이 돼버렸다"고 했다.
또 다른 회원은 "시험 몇 달 안 남은 학생들 분위기는 신경 안 쓰시고 본인 생각을 주입하는 데만 혈안이 돼 계신 것 같아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이 밖에도 "선생님, 그냥 정치하시라"라는 등 이와 비슷한 글과 댓글이 수백개 올라왔다.
탈퇴하는 이들도 "더는 이곳이 시험 준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 회원은 "책 산 돈, 프리패스로 결제한 돈 얼마 되지도 않지만 그조차 아깝다"며 "계속 그렇게 사시라. 나는 탈퇴한다"고 적었다. 다른 회원도 "전에 강의를 들은 게 부끄럽다. 정치하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회원들의 이같은 불만에 전씨는 전날 잇달아 답글을 달았다.
그는 "나라가 살아야 강의도 할 수 있다"면서 "조금만 이해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적으로 오해하지 말고 내 유튜브 영상 4개만 차례대로 보고 오라"고도 말했다.
이에 한 회원은 "시험이 얼마 안 남았는데 시험과 관련도 없는 영상 몇 개를 보고 오라는 게 수험생한테 할 말은 아니지 않느냐"며 "계속 정치적인 발언을 올리고 싶으면 차라리 카페를 따로 하나 만드시라"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