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 줄이고 지속가능한 미래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
"기후변화,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가 직면한 인류 생존에 관한 문제"
"새만금, 동북아시아 재생에너지 중심지 도약할 수 있을 것"
"‘탄소중립’이라는 명제, 전북이 앞서 나갈 것으로 기대"
전북은 지난해 기상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한 해를 보냈다. 연 평균 기온이 14.6℃로, 평균치(12.5℃) 보다 무려 2.1℃가 높았다. 1973년 관측 이래 최고치이다. 여기에 기록적 폭염과 열대야, 집중호우 그리고 11월의 이례적인 대설 등의 다양한 이상 기후 현상을 겪었다.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이상 기후 현상이 더 이상 먼 이웃의 이야기가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처럼 날로 심각해지는 이상 기후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산화탄소 배출의 완전 제거를 위해 뛰고 있는 활동가가 있다.
'넷제로 2050 기후재단' 장대식(71·익산)이사장. 오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Net Zero·탄소중립)를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장 이사장은 "지금처럼 기후변화가 가속화된다면 지구생태계는 회복 불가능한 위험 상황에 빠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기로,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탄소중립 전략과 에너지 전환을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과 고용창출 기회로 만들기 위한 정책 개발과 공론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장 이사장은 서울 서초구 재단 사무실에서 만나 기후재단의 역할과 사업 계획 등을 들어봤다.
- ‘넷제로 2050 기후재단’은 어떤 단체인지.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설립된 외교부 소관의 비영리재단입니다.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는 온실가스 배출과 흡수를 합한 순배출을 제로(0)로 만들자는 것으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정부·기업·시민사회와 협력해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과 관련된 지식이 생산되고 정보가 공유되며 그 실천을 통해 새로운 탈 탄소 문화와 가치가 형성되는 탄소중립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 기후재단의 주요 사업은.
"탄소중립의 인식전환을 위한 교육, 홍보와 조사, 연구 및 유관기관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힘쓰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정보공유 및 정책제언을 위한 포럼 및 세미나 개최, 국제협력 등의 업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재단은 2022년부터 매년 ’국제기후포럼’를 개최하고 있다.)
- 어떤 연유로 기후 위기 이슈에 관심을 갖고 나서게 됐는지.
"지난 2001년 서울 양재천 살리기 활동을 하면서부터 입니다. 당시 양재천은 급격한 산업화로 생활하수와 각종 산업폐수로 인해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염된 도시 하천이었으나, 지속적인 수질개선 노력과 친환경적인 복구 노력으로 지금은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거듭났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보면서 관심을 갖고 있던 중, 2005년께 서울 강남구의회 김선희 의원과 함께 환경연합 상임고문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장 회장은 지난 2020년 11월 ‘넷제로 2050 기후재단’ 초대 이사장으로 추대됐다. 재단 명예 이사장에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가 추대됐다.)
- 재단 운영에 적잖은 비용이 들어갈텐데, 운영비는 어떻게 마련하십니까.
"포럼이나 세미나의 경우 일부 외부 협찬이 있기도 하지만, 나머지 전체 비용은 모두 제가 부담합니다. 회사에서 받은 월급 대부분을 재단운영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이익을 챙기는 게 아니라, 사회 전체에 도움이 되는 공익 사업에 대한 기부랄까요. 사회에 대한 환원이랄수 있죠.
- 그동안 활동을 펼치면서 어려웠던 점은.
"어려웠던 점보다는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직도 많은 시민들이 탄소중립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후변화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직면한 인류 생존에 관한 문제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폭우·폭설 등 세계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농산품과 식료품 물가가 급등하는 등 기후플레이션 현실화로 우리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실천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지속적이고 다양한 홍보활동과 교육 등을 활성화하여 우리 모두가 탄소중립 실천에 적극 동참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 탄소중립은 단일 국가의 노력만으로 달성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는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과제가 되었고, 많은 국가들이 탄소배출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으며,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대비 55% 이상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독일은 2023년 기준 재생에너지로 전력의 46%를 공급하며 유럽의 에너지 전환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설정하고,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배출량 기준 50-52% 감축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청정에너지와 전기차 투자 확대를 촉진하는 등 노력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태양광 및 풍력 발전소 건설 확대 및 저탄소 산업으로의 전환을 기하고 있습니다.
- 우리 정부의 전략은.
"우리나라는 2050탄소중립 선언과 함께 2030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로 2018년 대비 40% 감축을 목표로 설정하고, 발전·산업·건물· 수송 등 각 부문별로 전략을 세워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 최근 다양한 주제의 국제기후포럼을 개최하고 계신데, 이중 ’기후테크’를 주제로 한 포럼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기후테크’란 무엇입니까.
"기후와 기술의 합성어로 수익을 창출하면서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적응에 기여하는 모든 혁신기술을 의미합니다.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희망과 해법 중 하나입니다. 탈탄소 경제 실현을 위해서는 탄소지향적인 압축 성장 패러다임에서 탄소중립적인 지속가능 발전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기술혁신 없이는 탈탄소경제 정착에 따르는 고비용 구조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기술이 곧 실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세부적으로 어떤 분야가 있습니까.
"기후테크는 크게 5가지 분야로 구분합니다. 자원을 재활용하거나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는 ’에코테크’, 식품을 생산·소비하거나 작물 재배 과정 중 탄소를 감축하는 ’푸드테크’, 공기 중 탄소를 포집해서 저장하거나 탄소 감축 기술인 ’카본테크’, 재생·대체 에너지 생산 및 분산화에 관련된 기술인 ‘클린테크’, 탄소배출량을 모니터링 하거나 기상정보를 활용한 ‘지오테크’가 있습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도록 민간주도 기술혁신을 유도한다는 것입니다."
- 자치단체의 참여 등 지역 주도의 활동도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탄소중립은 중앙정부만의 노력으로는 불가합니다. 탄소중립 도시조성을 위해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고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지역특성이 반영된 지자체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탄소중립 지원센터를 확대해 지역 여건에 맞는 기후위기 정책이 마련돼야 합니다. 전북도와 전주시 탄소중립지원센터에 이어 올해에는 익산시도 탄소중립지원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라는 언론보도를 접했습니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지역 시·군과 전문가·민간단체 등 모두가 함께 지속적으로 탄소중립 실천 확산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 일반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은 있습니까.
"우선은 홍보 또는 교육을 강화해 국민들이 누구나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 실천 해야겠다’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생활 속 실천은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하지 않는 것부터 내 몸에 체화되도록 해야 합니다. 집안에서 불필요한 전등 끄기, 세탁물 모아서 세탁하기, 냉장고는 60%만 채워서 사용하기, 적정한 냉난방온도 지키기, 1회용품 줄이기 등등이 있을 것입니다.
얼마 전 익산시 자원봉사센터에서 ‘우리가 그린 청정지구’ 사업으로 모아진 병뚜껑 5만여 개를 전주시 덕진지역자활센터에 기부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기부 받은 페트병 뚜껑은 업사이클링해서 화분, 화분받침대, 치약짜개, 열쇠고리 등 실생활 제품으로 재탄생 된다고 합니다. 이 같은 일상생활 속 작은 실천이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첫 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 전북에서도 새만금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새만금은 재생에너지 개발과 탄소중립 혁신 기술을 통한 성장 모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새만금 사업은 새만금 재생에너지 클러스터와 국가종합실증연구단지를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산업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고, 신재생에너지 실증연구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새만금사업은 지역경제뿐만아니라, 우리나라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사업으로 공공과 민간자본의 투자유치를 기반으로 신재생에너지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올 7월부터 중국 재생에너지 기업이 새만금 산업 단지 내에 최첨단 재생에너지 생산시설을 건설할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고 합니다. 이 기업의 투자의향서 제출로 새만금은 글로벌 기업들의 주목을 받는 친환경 첨단산업단지로 자리매김하고, 동북아시아 재생에너지 중심지로 도약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기후재단 외에 기업운영을 비롯해 사회활동 폭이 넓으신 것 같습니다.
"휴림로봇은 제조업용 로봇과 지능형 로봇을 생산·공급하는 기업으로서 2006년 로봇업체로는 최초로 코스닥시장에 상장되었습니다.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이 탄소배출량 절감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앞으로도 휴림로봇은 ESG경영을 통해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나갈 것입니다. 얼마전 재단이 대한민국 신성장 경영대상 시상식에서 다수의 유관기관과의 협약체결을 통한 공동연구 수행 등 지자체의 탄소중립 기본계획 수립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상을 수상했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지역사회를 위한 환경 보호와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며,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증진과 교육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 끝으로 전북도민들께 전하고 싶으신 말씀은.
"산과 바다 그리고 농촌의 풍요로움이 가득한 ’국민 5000만의 마음의 고향’ 우리 전북은 우수한 교통 인프라와 거주환경, 높은 시민의식으로 지자체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라고 생각합니다. 탄소중립이라는 큰 명제도 우리 전북이 앞서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탄소중립 생활실천은 생활 속 작은 실천을 통해 가능합니다. 대중교통 이용하기,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 타기나 걷기, 냉·난방 적정한 온도 유지하기, 일회용품 줄이기 등 탄소중립에 관심을 갖고 작은 행동부터 실천에 옮기는데 전북도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더불어 현재 민생경제가 무척 어렵습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물론, 지자체와 기업, 전북도민 모두 한 마음으로 협력하고 참여할 때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을사년(乙巳年) 새해에는 여러분의 삶에 더 많은 행복과 행운이 가득하시고, 여러분께서 하고자 하시는 모든 일들이 이뤄지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대식 이사장은.
1954년 전북 익산 황등 출생. 익산 황등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로 진학하면서 고향을 오래기간 떠나 있었다.
상경 후 한때 건설회사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도 했으나, 경기 변화 속에서 실패의 아픔을 겪었다. 2018년 로봇생산업체 인수를 주도한 그는 상호를 휴림로봇(주)로 변경하고 국내 대표적인 종합 로봇기업으로 성장시키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휴림로봇의 주요 사업은 제조업용 로봇, 로봇 응용시스템 및 서비스용 로봇 사업 등으로, 본사는 충남 천안에 있다. 직원 수 250여 명이다. 현재 휴림로봇 회장을 맡고 있다.
기업 경영 외에 사회단체 활동도 활발한 그는 서울시 펜싱협회장과 G20사랑나눔봉사단체 총재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국제휴먼올림픽 세계조직위원회 조직위원장과 세계태권도 무덕관연맹 수석부총재, 국기원 장학재단 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다양하고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의 공로로 다수의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22년에 '대한민국을 빛낸 인물 100인' 선정에 이어 '대한민국 공공정책대상'을 수상했다.
특히, 국위선양을 위한 국제 활동이 빛을 발하면서 이례적으로 3명의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상을 받기도 했다. 2008년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사회문화 스포츠상을 받은데 이어 2011년엔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체육상을, 2023년엔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태권도 분야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2023년엔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표창장과 대한민국 한류문화대상 사회공헌 부문 대상을 받았으며, 2024년 7월 전주 우석대에서 명예 경영학 박사학위를 수여 받았다. 지난해엔 재경 익산시향우회장을 맡는 등 고향사랑도 남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