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가인이 차 안에서 끼니를 해결하며 14시간 동안 라이딩(차로 자녀를 학원 등에 데려다 주는 것)하는 영상이 화제였다. 그의 일상만큼 관심을 끈 건 그의 아이가 다니는 학교였다. 한가인은 아이를 서울 역삼동(강남)에 있는 한 국제학교에 보낸다. 가수 백지영, 배우 전지현·이시영·현영 등도 아이를 국제학교에 보내고 있다. 연예인들만의 얘길까? 헬로페어런츠(hello! Parents)의 취재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대체 왜 그렇게 국제학교에 보내는 걸까? hello! Parents가 총 6회에 걸쳐 국제학교를 심층 대해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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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교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열기는 데이터로도 확인할 수 있다. 2015년 892만 명이던 학령 인구는 지난해 715만 명으로 20%가량 줄었지만, 같은 기간 인가받은 정식 국제학교 재학생은 3584명에서 5233명으로 46%나 늘었다. 흥미로운 점은 서울 강남과 경기 남부 지역의 미인가 국제학교가 인기라는 것이다. 미인가 국제학교는 사실상 학원이라 재학생을 파악하기 어렵다. 하지만 업계에선 서울 강남·서초·용산 세 개 구의 학업 중단 초등학생 비율로 그 숫자를 가늠한다. 이들 세 개 구는 전국 시·군·구 단위에서 학업 중단 초등학생 비율이 가장 높았는데, 학교를 그만둔 학생 대부분이 국제학교, 그중에서도 미인가 국제학교로 가기 때문이다. 이 세 개 구의 학업 중단 초등학생 비율은 5년 전 2% 대에서 지난해 3%, 4%대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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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교는 적게는 연 2000만원에서 많게는 6000만원의 학비가 든다. 무상으로 다닐 수 있는 초등학교를 놔두고 의대 1년 학비(1000만원가량)의 2배에서 6배의 돈을 내며 다닌다는 얘기다. 게다가 최근 크게 늘어난 미인가 국제학교의 경우 국내에서 학력을 인정받지 못한다. 중·고등에서 대학으로 이어지는 국내 입시 트랙으로 돌아오기 힘들단 얘기다. 이런 위험에도 국제학교에 진학하는 건 왜일까? hello! Parents 특별기획 ‘국제학교 심층 대해부’ 첫 화에서는 국제학교 시장의 최근 트렌드를 짚어본다. 보다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자 학부모 이름은 모두 가명으로 처리했다.
Intro 대체 왜 보낼까
Part 1 교육부 인가? 안 받아도 괜찮다
Part 2 한국 교육은 못 믿겠다
Part 3 선택지 다양? 다 돈이다
🏫교육부 인가? 안 받아도 괜찮다
국제학교는 교육부의 인가 여부에 따라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인가 국제학교는 대부분 제주와 송도(인천)에 있다. 이들 학교에선 한국어와 한국사 수업을 운영하고, 이 수업을 수강하면 국내 학력 인증이 가능하다. 반면에 미인가 국제학교는 이런 제도가 전혀 없다. 말이 학교지, 학원이다. 엄격하게 따지면 불법으로 볼 여지도 있다.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교육당국의 허가 없이 학원을 학교처럼 운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식 학제를 본떠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전 과목을 가르치며 중간·기말고사를 치고 교복을 입게 한 서울 서초구의 한 영어학원이 초·중등교육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서 벌금형을 받은 사례(2023)도 있다.
그런데 최근 인기를 끄는 건 바로 미인가 국제학교다. 배우 한가인과 가수 백지영의 아이가 다니는 학교도 인가를 받지 않은 곳이다. 앞서 살펴본 서울 강남·서초·용산 세 개 구의 학업 중단 초등학생 비율이 크게 증가한 것도 미인가 국제학교의 인기와 무관하지 않다.
인기의 배경은 입시 결과였다. 2019년 이후 코로나19로 미국 등지에서 공부하던 유학생들이 대거 유입된 데다 해외 대학의 입학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미국 명문대 진학에 성공한 미인가 국제학교 졸업생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다. 임준희 청담엘유학원 대표는 “입시 성과가 좋아지면서 유학이나 인가 국제학교를 생각하던 학생들이 미인가 국제학교에 진학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인트폴서울·강남인터내셔널스쿨(GIS)이 입시 결과가 좋은 곳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인기가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