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살 배기 딸을 미국에 남겨두고 아시아로 건너와 딴 포인트를 박탈당했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선수 소피아 포포프(독일)가 엡손 투어에서 출산 이후 첫 우승을 거뒀다.
포포프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스코츠데일 챔피언스 코스(파71)에서 열린 엡손 투어 칼라일 애리조나 위민스 골프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포포프는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쳐 최종 합계 14언더파 270타를 기록, 2위 미셸 장(중국)을 두 타 차이로 제쳤다.
이날 우승은 포포프에게 여러 모로 의미가 크다. 우선 앞으로 출전 기회가 많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포포프는 올 시즌 초반 LPGA의 행정 실수로 3개 대회에서 쌓은 기록을 박탈당했다.
2023시즌을 출산 휴가로 쉰 포포프는 지난해 복귀해 17개 대회를 소화했지만 CME글로브 포인트 136위에 머물렀다. 퀄리파잉(Q) 시리즈에서도 공동 58위에 머물러 풀 시드 확보에 실패했다.
포포프는 자신이 어떤 시드를 갖고 있는지 LPGA 투어 측에 확인한 뒤 지난 2월 파운더스컵과 ‘아시안 스윙’인 혼다LPGA타일랜드, HSBC위민스월드챔피언십 등 3개 대회에 출전했다. 그런데 LPGA투어 측은 나중에 행정 착오가 있었다며 그가 3개 대회에서 받은 상금과 CME포인트를 박탈했다.
포포프는 당시 골프위크에 “LPGA를 믿고 20개월 된 아이를 2주 동안 집에 둔 채 지구 반대편에서 쌓은 포인트를 박탈당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당시 포인트를 박탈당한 탓에 포포프는 현재 LPGA 투어 출전 순위가 371위에 불과하다. 엡손 투어는 LPGA 투어의 2부 투어다. 투어 홈페이지는 이번 우승으로 포포프의 출전 기회가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가족들이 애리조나주에 사는 포포프는 이번 대회에서 할머니와 어머니, 자신, 그리고 딸까지 4대가 경기장에 함께 하며 우승했다. 더구나 대회 마지막날은 어머니날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포포프는 “1년에 한 번 뿐인 홈경기인데다가 어머니날에 경기가 끝나기 때문에 우승을 간절히 원했다”면서 “어머니에게 다시 내가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는 생각에 마음을 진정시키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긴장한 적은 없었다”며 “어머니날 우승해 더욱 특별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