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중팔구는 주먹으로 끝…‘스몰 타이슨’ 복싱 유망주 정현승

2025-12-17

단단한 상체, 굵은 팔뚝, 넓은 어깨에서 나오는 주먹 파괴력이 엄청나다. 또래 선수들과 싸우면 십중팔구는 RSC 또는 KO로 이긴다. 키는 작지만 빠른 스피드와 무서운 파워로 상대를 제압하는 전형적인 인 파이터. 한때 세계 복싱계를 주름잡은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과 흡사하다. 정현승(대구체고)은 “타이슨 동영상을 보면서 연구하고 따라하려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승은 주먹 강도가 엄청난 복싱 유망주다. 박성규 대구체코 복싱부 코치는 18일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키는 170㎝ 정도로 작지만 자기보다 15㎝ 이상 큰 선수들도 때려눕힌다”며 “양쪽 주먹 강도가 모두 대단하고 순간 스피드가 뛰어난 인파이터”라고 정현승을 소개했다.

정현승은 중학교 2학년 말 다이어트를 위해 복싱을 시작했다. 야구, 수영, 볼링, 태권도 등 거의 모든 운동을 좋아하는 소년이었다. 어머니 김애란씨는 “처음에는 복싱 훈련이 너무 힘들어서 많이 고생이 많았지만 스스로 성장하는 걸 느끼고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재미를 붙였다”며 “지금은 쉬는 날도 운동을 거르지 않는 어엿한 복서가 됐다”고 말했다.

정현승은 올해 출전한 4개 대회 중 3개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대통령배 전국시도복싱대회, 전국중별복싱선수권대회, 대한복싱협회장배전국중별복싱대회가 우승한 대회다. 박 코치는 “80% 정도를 판정까지 가지 않고 KO 또는 상대 기권으로 이긴다”며 “주먹 세기는 성인 선수들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현승은 오른손 잡이다. 그런데 왼 주먹을 더 잘 쓴다. 박 코치는 “왼손 스트레이트, 훅, 어퍼컷 모두 왼손 파워도 엄청나다”며 “왼손으로 승부를 끝내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설명했다.

정현승은 지난 8월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유스복싱대회에 출전했다. 정현승은 준결승전에서 우즈베키스탄 선수에 판정패하며 3위에 자리했다. 정현승은 “처음에는 조금 겁을 먹었는데 싸우면서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내가 패한 우즈벡 선수가 금메달을 따냈는데 나도 조금 더 열심히 하면 아시아 최강이 될 수 있겠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우즈벡, 카자흐스탄 선수들이 지금 세계 정상급에 올라 있다”며 “그 나라 유망주와 싸워 이기기도 하고 판정까지 갔다는 것은 그만큼 현승이가 경쟁력이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정현승은 내년 용인대학교에 입학한다. 성인이 되면 헤드기어를 벗어야 한다. 정현승은 “헤드기어를 벗는 것에 대한 두려움, 형들과 싸워야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며 “일단 내년 1학년 때 전국체전에 나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정현승은 이어 “대학 2,3학년 때 국가대표가 돼 국제대회에서 나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며 “궁극적으로는 올림픽 메달을 따는 게 꿈”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체고에서 복싱을 14년 동안 지도한 박 코치는 “스피드, 파워, 맷집 모두 좋고 패하는 걸 별로 두려워하지 않고 또 도전하는 성격”이라며 “나이가 더 들어가면서 파워가 더 붙고 노련해진다면 충분히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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