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에이전트의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기업들도 있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업계가 대표적이다. 고객사인 개별 기업들이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구독 형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해왔는데 고객사들이 AI 에이전트를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본업이 훼손되기 시작했다. 이에 이들도 기존 사업 모델을 과감히 접고 AI에이전트 기업으로 전환에 서둘러 나서고 있다.
13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협업툴 ‘잔디’를 운영하는 토스랩 경우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유료 고객사가 5000곳이 넘었지만 최근 들어 고유방문자수(MUV) 등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결국 직원 수를 절반으로 줄였고 AI 에이전트 기능인 ‘스프링클러’를 도입하는 등 정체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진출했던 국산 협업툴 SaaS 업체 스윗도 지난해 9월 AI 에이전트인 ‘마이스냅’을 출시해 시스템으로서의 AI에이전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기존 협업툴은 기업들의 데이터를 미리 입력해 검색해주는 도구에 불과했다면 신제품은 체크리스트 작성부터 요약·번역·보안까지 AI에이전트가 스스로 판단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올거나이즈 역시 인지 검색 솔루션을 업무용 소프트웨어로 제공하는 SaaS 기업으로 출발했지만 AI 기업으로 전환했다. AI 기업으로 전환한 뒤 한국과 일본에서 금융기관과 정부기관을 상대로 AI에이전트 시스템을 구축해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했다.
AI 기반 정책·데이터 플랫폼을 운영하는 정지은 코딧 대표는 “결국 뾰족하게 특정 기능을 특화하는 SaaS보다는 범용성 있는 AI 에이전트 방식이 생존을 위한 유일한 선택지가 되고 있다”며 “시기의 문제일 뿐 저마다 같은 고민을 갖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