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무역, 스캇 위기 속 전력 변화 나선다

2025-04-22

자체 브랜드 육성에 공을 들여온 영원무역이 '스캇(SCOTT)' 리스크로 인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고급 자전거 시장의 급속한 둔화 속에서, 스캇 부문이 2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모회사 실적에 뚜렷한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다.

22일 업계 등에 따르면 스위스 프리미엄 자전거 브랜드 스캇은 한때 영원무역의 '미래 먹거리'로 불렸다. 2010년대 중반 지분을 과반까지 확보하며, OEM 중심의 안정적인 제조 기반에 독자 브랜드 경쟁력을 덧입히겠다는 전략적 포석이었다.

그러나 정작 시장 환경은 정반대로 흘렀다. 팬데믹 기간 언택트 교통수단 수요로 반사이익을 얻었던 자전거 시장은, 이후 급격한 수요 둔화와 고금리·고물가 환경에 직면했다. 스캇의 실적도 연이어 뒷걸음질 쳤다. 2022년까지 매출 1조3000억원대, 영업이익 1700억원대로 호조를 보였지만, 2023년 들어 수익성이 반토막 났고 2024년엔 2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스캇의 실적 악화는 곧바로 연결 실적에 충격을 줬다. 2024년 영원무역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3284억원으로, 전년 대비 48.5% 감소했다. 전체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브랜드 부문의 대규모 손실이 수익 구조를 급격히 흔든 셈이다.

문제는 단기 실적 부진에 그치지 않는다. 스캇은 단순한 브랜드가 아닌, 영원무역의 전략적 자산이다. 매입 당시부터 현재까지 투입된 자금은 지분 확보 외에도 운영자금과 차입금 상환, 보증 제공 등을 합쳐 60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간의 투자에도 스캇의 현주소는 재고 처리에 쫓기는 상황이다. 공식 온라인몰에서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고급 모델들까지 20~40% 할인 판매 중이다. 2024년 말 기준 재고자산은 5700억원으로, 전년도보다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재무적 부담 요소로 남았다. 영원무역 측도 올해 역시 일부 재고에 대한 할인판매 기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수익 기반이 흔들리면서 자금 운용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브랜드 확장 전략은 유럽, 미국, 일본, 호주 등으로의 유통망 확대와 리테일 채널 수직계열화를 포함하지만, 당장의 실적 방어를 위해 브랜드 리스크 완화가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영원무역은 스캇의 체질 개선을 위해 제품군 재편과 재고 효율화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전기자전거, 의류, 헬멧 등 비자전거 제품군의 확대와 SKU 합리화를 통해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유럽 중심의 프리미엄 이미지 유지와 글로벌 유통망 활용도 병행 추진된다.

다만 브랜드 사업의 정상화가 단기간에 이뤄지긴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 전반의 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고급 자전거에 집중된 스캇의 제품 포트폴리오는 오히려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SCOTT은 혁신, 기술, 디자인 중심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성장해왔다"며 "2025년에는 2025년형 신제품 출시와 함께, 소비자 니즈 기반의 제품 기획과 SKU(재고관리단위) 합리화를 통해 브랜드 수익성 회복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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