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자경단' 美국채 파나…10년물 금리 5% 위협

2025-01-15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을 앞둔 가운데 새 행정부의 경제정책이 일명 ‘채권 자경단’으로 불리는 채권 투자가들의 공세에 직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감세·관세를 골자로 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미 재정적자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에 채권 투자가들이 미 국채 매입에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미 국채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돌파할 경우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져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역시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CNN은 14일(현지 시간) 경제 전문가들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과 채권 자경단이 충돌할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채권 자경단이란 인플레이션이나 정부의 재정적자 등을 이유로 채권 가격이 내릴 가능성이 높을 때 국채를 대량 매도해 채권금리를 올리는 투자자들을 말한다. 더 높은 금리를 보장해주지 않을 경우 국채 매입을 거부해 정부 차입 비용을 강제로 끌어올리는 셈이다. ‘무책임한 재정정책’을 펴는 정부를 목표로 공격하는 경우가 많아 ‘자경단’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채권 자경단의 공격은 이미 시작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4.8%를 돌파하며 5% 선을 넘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도 시장금리가 급등하는 건 채권 투자가들이 미 국채를 대량 매도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높다. 트럼프 당선인의 감세, 관세, 이민 통제 공약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나랏빚을 늘릴 가능성이 크기에 더 높은 금리(위험 프리미엄)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대로 국채금리가 5%를 넘는 ‘금리 발작’이 일어난다면 트럼프 행정부도 공약 실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가 5%를 넘으면 안전자산인 미 국채가 세계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증시·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크게 휘청일 수 있어서다. 실제 2022년 영국 리즈 트러스 내각이 발표한 대규모 감세 예산안에 채권 자경단은 영국 국채를 대량으로 던지며 대응했고 금리 급등과 파운드화 급락을 견디지 못한 트러스 총리가 취임 49일 만에 ‘최단기’ 낙마하는 것으로 겨우 수습이 됐다.

트럼프 당선인도 ‘트러스 모먼트’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시장은 월가 출신의 베테랑 투자가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 지명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레이먼드제임스의 에드 밀스 분석가는 “베센트는 ‘채권 자경단’의 왕자”라며 “그는 시장의 다른 참가자들과 어떻게 게임을 해야 하는지 잘 안다”고 말했다. 여론에 민감한 트럼프가 스스로 정책을 수정할 수 있을 가능성도 보고 있다. 야데니는 “당선인은 증시를 ‘일간 국민투표’로 보기에 채권금리가 올라 증시가 급락하면 행정부가 신속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