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관리들의 영어 기말고사도 직접 주관한 고종[BOOK]

2025-11-28

이태진 교수의 한국 근현대사 특강

이태진 지음

지식산업사

'조선 임금이 주관한 영어 시험.' 호머 헐버트가 1889년 '뉴욕 트리뷴'에 기고한 흥미로운 글의 내용이다. 헐버트는 정부 요청으로 1886년 조선 땅을 밟은 3인의 미국인 교사 중 한 명이었다. 이들은 젊은 조선 관리들을 대상으로 영어 수업을 진행했다. 기말고사를 치르려 할 때 고종이 시험을 주관하겠다고 자청했다.

시험 중 한 학생이 자신의 실력을 뽐내며 "I do not know" 대신 "I don't know"라고 답했다. 고종이 틀렸다고 했다. 헐버트가 줄임말이라고 설명하니 고종은 갸우뚱했다. 이런 웃지 못할 일도 있었지만, 헐버트는 서구식 교육에 열정을 보이는 고종을 호평했다. 고종도 그를 신임했다. 훗날 헐버트는 대한제국 국권 수호를 위한 고종의 특사로 활약했다.

이 책은 이런 생생하고 흥미로운 대한제국 시기 에피소드로 가득하다. 30여년간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저자가 발굴한 자료를 바탕으로 중앙SUNDAY에 연재한 글을 모은 것이다. 저자는 고종을 개혁 군주로 재평가하는 입장에서 근현대사를 전개한다. 흥선대원군의 업적으로 알려진 개혁정책 상당 부분이 사실 '여걸' 조대비(신정왕후)의 것이라는 새로운 견해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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