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이집트 경제동반자 협정 추진…'평화 촉진자' 뜻 모았다

2025-11-20

한국과 이집트 양국이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추진한다. 이재명 대통령과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111분간 정상회담을 하고 한·이집트 CEPA 추진을 위한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이 대통령은 “CEPA는 광범위한 경제협력을 뒷받침할 중요한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양국 간 CEPA 협상이 조속히 개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CEPA는 상품·서비스·투자·경제협력 등을 포괄하는 국가 간 경제협력 약속이다. 상품별 관세를 철폐하는 자유무역협정(FTA)과 실질적으로 유사하지만, 금융·기술 교류 등을 포괄해 보다 광범위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집트 정부가 ‘비전 2030’을 발표하고 경제 구조 개혁과 외국인 투자 유치에 나선 만큼, 한국 정부는 CEPA 체결 시 대(對) 이집트 수출과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현지 매체 ‘알 아흐람’ 기고문에서 “이집트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비전 2030’의 가장 신뢰할 만한 파트너는 대한민국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 발표에서 “이집트는 북아프리카 최대 제조업 기반국이자 아프리카·중동·유럽을 잇는 핵심 허브”라는 점도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집트는 중동 국가들과 두루 관계가 좋고, 아프리카로 들어가는 길목”이라며 “이집트와의 경제협력 강화는 한국 경제 영토가 중동·아프리카로의 확장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이집트 정상은 회담에서 방위산업과 관련해 “호혜적인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알시시 대통령에게 “K-방산이 전 세계로부터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며 “K-9 자주포 공동생산으로 대표되는 양국 방산 협력이 앞으로 FA-50 고등훈련기와 천검 대전차 미사일 등으로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관심사였던 구체적인 방산 수출 확대 품목은 정상회담 결과로는 도출되지 않았다. 이집트는 중동·아프리카 국가 중 무기 수입액이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에 이어 3위(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보고서)에 달하는 ‘무기 수입 큰손’으로, 그간 FA-50 훈련기,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천궁-II 등 한국산 무기 수입을 검토해왔다. 알시시 대통령은 구체적인 답변 대신 “공동생산 등 호혜적 협력이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또 한국과 이집트는 ‘평화 촉진자’로서 한반도와 중동을 포함한 국제평화에 함께 기여하기로 뜻을 모았다. 회담에서 알시시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공존 시대를 열겠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고, 이 대통령은 이집트가 가자지구 휴전과 재건, 중동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고 양국 정상은 공동언론발표에서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와 중동지역 평화를 위한 서로의 역할을 지지하며, 동시에 국제평화를 위해 계속 연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알 아흐람’ 기고문에서 중동 갈등 해소를 위한 이집트의 중재자 역할을 높이 평가하며 “대한민국의 길도 마찬가지”라며 실용적, 단계적 해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계적 해법’은 이 대통령이 지난 8월 일본 요미우리 신문 인터뷰(동결-축소-비핵화 3단계론)와 9월 유엔(UN)총회 기조연설(교류-관계 정상화-비핵화, END 이니셔티브)에서 공개한 내용이다.

양국 정상은 ‘교육 협력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알시시 대통령은 한국이 교육을 통해 번영을 이뤄냈다는 점에 깊이 관심을 표명했다고 이 대통령은 밝혔다. 양국 정상은 문화 협력의 지평도 넓혀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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