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필리핀 보홀 바다를 찾았을 때, 산호 가지 사이에 머무는 파랑돔을 만났다. 파랑돔은 햇빛이 수면을 통과해 내려오는 각도에 따라 몸빛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정면에서 빛을 받을 때는 푸른 네온처럼 번쩍이고, 측면에서는 파랑과 노랑이 섞여 부드럽게 퍼져간다. 농어목 자리돔과에 속하는 파랑돔은 몸길이 7~8㎝의 소형 어종이다. 옆으로 납작한 타원형 몸에 잘 발달한 지느러미를 이용해 산호 가지 사이를 민첩하게 드나들며, 주로 플랑크톤과 작은 무척추동물을 포식한다.
원래 인도·서태평양의 열대·아열대 산호초 지대에 폭넓게 분포하는데, 구로시오 해류를 타고 북상하면서 제주도는 물론 울릉도·독도 연안까지 찾아온다. 여름철 남해와 동해에서 다이버들이 “동남아 같은 바다색”을 느끼는 순간, 해류를 타고 온 파랑돔 무리가 있을 때가 많다.
파랑돔의 산란 습성은 자리돔과 비슷하다. 수컷이 산호나 암반 표면을 입과 지느러미로 깨끗이 청소해 산란장을 마련하면, 암컷이 그 위에 알을 낳고 떠난다. 이후 알을 지키는 역할은 수컷의 몫이다. 수컷은 지느러미로 물을 부채질해 알에 산소를 공급하고, 상한 알을 골라내며, 다른 물고기가 다가오면 몸집에 비해 과감하게 쫓아낸다. 겉보기에는 그저 ‘작고 예쁜 열대어’처럼 보이지만, 번식기에는 제 영역과 알을 끝까지 지키려는 집요한 보호자이기도 하다.
수족관에서 파랑돔은 잘 알려진 관상어다. 크기가 작고 환경 적응력이 좋아 사육이 비교적 쉽고, 조명 아래에서 보여주는 파랑·노랑의 대비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무리를 이루는 습성이 있어 한두 마리보다는 여러 마리를 함께 넣어줄 때 특유의 ‘군무’가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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