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과 백일해와 같은 전국적으로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가주에서도 1775건의 백일해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탐사보도 전문 매체 프로퍼블리카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백일해 환자 수는 팬데믹 기간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전국적으로 1500% 이상 폭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백일해 환자 수는 3만5435건이었으며, 이 중 1775건이 가주에서 발생했다. 가주 인구 10만 명당 발병률은 4.55명 수준이다.
가주 보건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10월 사이 주 내에서 2000건 이상의 백일해 환자와 1건의 영아 사망이 보고됐다. 백일해는 특히 영아와 어린이에게 치명적일 수 있으며, 폐렴, 무호흡, 탈수, 뇌 손상 등을 초래할 수 있다. 팬데믹 전 평균적으로 매년 2명에서 4명이 백일해로 사망했으나, 지난해에는 10명이 숨졌고, 올해 들어서도 2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 측은 현재 발생하고 있는 홍역과 백일해의 유행은 백신 거부 확산에 따른 공중보건 위기의 전조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3년 기준, 39개 주에서 홍역 백신 접종률이 집단 면역 기준을 밑돌았다. 다만 가주는 접종률이 집단 면역 기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백일해 백신 접종률 역시 2013년부터 2023년까지 대부분의 주에서 하락했지만, 가주는 예외였다.
올해 들어 여러 주에서는 백일해로 인한 사망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루이지애나에서는 지난 6개월 동안 영아 2명이 백일해로 사망했고, 워싱턴주에서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왔다. 아이다호, 사우스다코타, 오리건주에서도 사망 사례가 보고됐다.
존스홉킨스대 국제보건학부 교수인 안나 더빈 박사는 “홍역뿐만 아니라 (백일해와 같은)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들의 대규모 확산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어린이와 청년층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조원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