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 27일 오전 1시 31분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비행 종료가 확인되자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지휘센터(MDC)에선 환호 소리가 터져 나왔다. 연구진들은 손뼉을 치고 서로 악수를 하며 발사 성공의 기쁨을 나눴다. 그 중심에는 누리호 사업의 수장, 박종찬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이 있었다.
2005년 항우연에 입사한 박 단장은 나로호·누리호 개발에 20년 가까이 참여해온 발사체 전문가다. 2023년 10월부터 사업단장을 맡아 누리호 4~6차 발사를 총괄하고 있다. 박 단장은 본지에 “13기 위성이 모두 정상 분리되는 장면을 확인했을 때는 너무 기뻐서, 남은 비행을 잠시 잊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번 4차 발사가 사업단장으로서 그의 첫 누리호 발사였다. 그는 “예전에는 맡은 기술만 깊이 알면 됐지만, 단장이 된 후에는 제작부터 발사까지 전체 과정을 폭넓게 이해해 기술적·사업적 결정을 내려야 해서 심적 부담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긴장된 순간도 있었다. 당초 오전 0시 55분 예정이었던 발사 시점이 엄빌리칼(공급라인) 회수 압력 센서에 이상 신호가 포착돼 18분 뒤로 미뤄지면서다. 박 단장은 “주위로 10명 쯤 되는 전문가들이 몰려와 '이게 무슨 일이야' 하는 얼굴로 쳐다보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선하다”면서 “발사 시각을 조정하고 압력을 재확인하는 결정을 내리던 순간, 손에 땀이 날 정도로 긴박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뉴스페이스 시대는 민간이 자체 기술과 자본으로 우주 사업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며 “4차 발사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가 제작·관리 역량을 입증했지만, 향후 5·6차 발사에선 발사운용 능력을 더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누리호 4차 발사가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 시대로 넘어가는 신호탄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항우연 등 정부와 민간 사이의 협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누리호 4차 발사 태스크포스(TF)를 총괄한 박재성 우주항공청 우주수송부문장은 한화뿐 아니라 위성 스타트업 등 민간 기업과 정부 사이에서 조율 역할을 도맡았다. 항우연 출신으로 과거 누리호 개발 부문에 종사했던 그는 “이번 발사는 항우연과 한화 등 민간 기업 간 조율·중재해야 할 부분이 많았고, 이 과정이 쉽진 않았다”고 말했다. 항우연과 한화는 2022년부터 누리호 기술 이전을 둘러싸고 치열한 협상을 이어왔고, 지난 7월 최종 합의까지 약 3년이 걸렸다. 박 부문장은 “단편적인 것을 넘어 국가 미래 정책과의 부합성 등 큰 틀에서 바라보며 이해 관계자들을 조율하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이번 누리호에 실린 13기 위성 중 절반은 대학도 연구소도 아닌 민간 기업 소유다. 우주의약 전문 기업 스페이스린텍도 그중 하나다. 스페이스린텍이 만든 국내 최초의 우주바이오 전용 큐브위성 ‘비천(BEE-1000)’은 암 치료제 성분을 중력이 없는 우주에서 결정체 형태로 만드는 실험을 수행한다. 스페이스린텍 이영훈 우주의학연구소장은 “이번에는 암 치료제의 주성분이 올라갔는데, 이를 통해 난치성 치료제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면서 “두달 간의 실험 기간을 포함해 총 6개월 간의 공식 임무를 하는 동안 우주에서 진행한 실험 결과를 통신을 통해 받아 지구에서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간 입장에선 초소형 위성을 우주로 올리는 데 항우연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엄청난 기회여서 경쟁도 매우 치열했다”면서 “우주 실험은 비용 부담이 큰 만큼, 이번 지원은 개별 기업을 넘어 국내 우주의학 발전에도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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