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미키 17'이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한 가운데,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개봉한다. '승부', '스윙걸즈',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크래쉬: 디렉터스컷'까지 이번 주 개봉작 네 편을 소개한다.
▲ '승부'
장르: 드라마 / 개봉: 3월 26일 / 러닝타임: 115분 / 출연: 이병헌, 유아인,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조우진 등
'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이 제자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 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바둑이 최고의 두뇌 스포츠로 추앙받던 90년대를 배경으로, 현시대의 김연아, 박지성, 손흥민과 같은 스포츠 스타들처럼 전 세계가 인정한 바둑 레전드 조훈현 국수(國手)를 실제 모델로 삼은 영화다.
김형주 감독은 두 사람의 실제 관계를 영화에 녹이기 위해, 조훈현과 이창호의 인터뷰는 물론 당시 기사 자료와 영상 자료 등을 섭렵했다. '바둑을 모르는 사람도 두 사람의 관계를 흥미진진하게 봐야 한다'는 큰 방향성 안에서 대국 장면을 긴장감 있고 경쾌하게 연출하는 데 집중했다.
제자의 재능을 알아보고 누구보다 소중하게 가르쳐온 스승과, 그 스승의 가르침 아래 끝없이 훈련을 거듭한 제자의 관계는 전 국민이 스승의 뻔한 우승을 점쳤던 대국에서 스승이 제자에게 패배하면서 삐걱대기 시작한다. 그야말로 청출어람의 상황 속에서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 어떻게 시련을 타개해 나가는지, 관객들은 조훈현 그 자체가 된 이병헌의 연기를 통해 함께 호흡하고 공감하게 된다.

▲ '스윙걸즈'
장르: 코미디 / 개봉: 3월 26일 / 러닝타임: 103분 / 출연: 우에노 주리, 히라오카 유타 등
엇박자투성이 소녀들의 박장대소 '빅밴드 재즈' 도전기를 담은 일본 청춘영화의 대명사 '스윙걸즈'는 여름방학 보충수업을 받고 있는 여고생들이 식중독에 걸린 밴드부를 대신해 빅밴드 재즈의 세계에 발을 담그며 펼쳐지는 좌충우돌을 그린다.
'워터보이즈'(’02), '해피 플라이트'(’09), '서바이벌 패밀리'(’18) 등 만화적인 상상력의 코미디 감각으로 사랑받아온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최고 흥행작이자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04), '노다메 칸타빌레'(’10-11), '양지의 그녀'(’19) 우에노 주리에게 생애 단 한 번의 신인배우상을 선물한 대표작이다.
빅밴드 재즈와 하이틴 장르의 절묘한 만남으로, 제28회 일본 아카데미상(2005) 7관왕을 비롯해 그해 일본 유수의 영화제와 레코드상을 휩쓴 바 있다.
'Sing Sing Sing', 'Moonlight Serenade', 'In the Mood' 등 귀에 익숙한 재즈 명곡을 만날 수 있으며,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하는 10분간의 빅밴드 재즈 공연으로 그 어떤 위대한 음악영화도 담아내기 힘든 '음악의 힘'을 전해줄 예정이다.
▲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장르: 드라마 / 개봉: 3월 26일 / 러닝타임: 171분 / 출연: 장국영, 공리, 장풍의, 지앙 웬리 등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은 경극을 사랑한 두 남자의 사랑과 질투, 그리고 경극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영화.
첸 카이거 감독 연출, 장국영 주연의 영화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은 중화권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제5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제15회 청룡영화제 외국영화상 등 국제 영화제를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아시아의 아이콘, 故 장국영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은 여전히 그를 그리워하는 수많은 팬들과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의 성원 속에 여러 차례 재개봉했으며, 식지 않는 사랑 속에 재개봉 영화로서는 이례적으로 10만 관객을 달성하는 등 명작의 입지를 다졌다.
이번 재개봉 역시 장국영이 떠난 4월을 맞이하며, 다시 한 번 그에 대한 그리움을 되새길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전망이다.
▲ '크래쉬: 디렉터스컷'
장르: 범죄 / 개봉: 3월 26일 / 러닝타임: 100분 / 출연 : 제임스 스페이더, 홀리 헌터, 엘리어스 코티스 등
'크래쉬: 디렉터스컷'은 차량 충돌로 인한 죽음의 문턱에서 극한의 성적 흥분을 느끼게 된 ‘제임스’의 금기와 욕망의 경계를 넘나드는 풀 악셀 질주를 담은 영화.
공개 당시부터 차량 충돌과 성적 욕망이라는 도발적인 주제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 연출, 제임스 스페이더, 홀리 헌터 등 명배우 라인업으로 화제를 모았고, 세계적인 음악 감독 하워드 쇼어가 참여해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크래쉬: 디렉터스컷'에서 주인공 제임스를 연기한 배우는 심리극부터 SF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강렬한 카리스마와 신비로운 분위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제임스 스페이더다. 그는 불안정하지만 섬세한 심리 표현으로 매혹적인 캐릭터들을 소화하며 작품마다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 테이프'(1989)로 제42회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을 뿐 아니라 이후 '하얀 궁전'(1991), '스타게이트'(1994), '울프'(1994),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등 다양한 영화는 물론, TV 시리즈 '보스턴 리걸'과 '블랙리스트'에서도 뛰어난 연기를 펼쳐 에미상 드라마 부문에서 세 차례나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며 현재까지도 명불허전의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다채로운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크래쉬' 속 제임스는 제임스 스페이더에게 가장 도전적인 연기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귀가 중 발생한 자동차 사고 이후, 차량 충돌에서 성적 흥분을 느끼게 된 자신을 발견하면서 성과 차량 충돌, 폭력이라는 금기와 욕망의 경계를 탐험하는 인물의 심리 변화를 관능적인 분위기로 표현, 관객들을 매혹적인 경험으로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