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 전쟁 유발 시 무선통신체계는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군에서 필요한 정보통신기술이 궁금하지 않나요?
안녕하세요. 아주대학교 국방디지털융합학과 구자열 교수입니다.
아주대 국방디지털융합학과는 2015년 공군과 계약을 맺고 설립된 채용 조건형 계약학과예요. 전 학년 등록금을 공군이 전액 지원하고 학생들은 최신 무기체계에 적용되는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배웁니다. 교수진은 12명, 학년당 정원은 30여 명이며 전 학년은 약 120 여명의 학생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아주대의 교육이념인 '실사구시' 정신 아래 정보통신기술 전문성을 갖춘 우수한 장교를 양성하고 있답니다.
급변하는 군사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NCW(Network Centric Warfare, 네트워크 중심전)'입니다. 현대전은 육·해·공군의 각종 무기체계가 실시간으로 전술정보를 교환하며 전투 능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어요. 실제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는 드론과 스타링크 같은 무선 통신체계가 승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우리 학과는 군의 최신 정보통신기술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정보보안 등 첨단 기술까지 교육하고 있습니다.
커리큘럼은 단계적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1·2학년 과정에서는 기초 수학·과학 지식과 정보통신기술을 배우고 3학년에는 최신 무기체계에 적용되는 기술을 익히며 4학년에는 응용 기술을 중심으로 학습합니다. 아주대만의 특별한 제도인 '파란학기제'를 운영하는데, 학생이 스스로 연구 주제를 정하고 교수의 지도 아래 자율적으로 연구하며 학점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또한 3학년을 마친 학생들은 방학 동안 국내 대기업 방산업체 연구소에서 1개월간 인턴십에 참여합니다. 대학에서 배운 정보통신기술이 실제 무기체계 개발에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직접 체험할 수 있어 학습 동기와 흥미가 크게 높아집니다.
국방 분야에서 디지털 기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예를 들어 레이더가 포착한 항적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투기나 미사일과 공유하면 무기체계의 전투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어요. 드론에 무선 통신 기술과 인공지능을 접목해 값비싼 무기체계를 효과적으로 제압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죠. 이런 전투환경을 설계하고 운용할 수 있는 정보통신 장교가 바로 우리 학과가 길러내는 인재입니다. 최근 군에서는 인공지능 기반 정보체계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우리 학과 출신 장교들이 다수 참여하며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졸업 후 학생들은 공군 장교로 임관해 7년간 복무하며 최신 무기체계를 운용·개선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이후에는 직업군인으로 고급 장교가 되거나 국방과학연구소, 방산업체 연구소 등에서 무기체계 개발 업무를 이어갈 수 있어요.
현재 국방디지털융합학과는 아주대에만 개설돼 있습니다. 향후 육군·해군에도 유사한 학과가 신설될 가능성이 크고, 학문적 경로를 이어가 교수로 진출하는 길도 열려 있습니다.
국방디지털융합학과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무엇보다 무기체계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갖추면 좋습니다. 특히 수학·과학·프로그래밍 역량을 미리 다져두면 전공 수업을 한결 수월하게 따라올 수 있어요. 기초가 탄탄할수록 이후 심화 과정도 용이해집니다.
첨단 기술은 군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고 있고 무기체계가 유인에서 유·무인 복합체계로 진화하고 있어요. 앞으로 세계 전투환경 속에서 디지털 기술을 다룰 수 있는 장교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고, 우리 학과 출신 인재들이 그 중심에서 활약하게 될 것입니다.
구자열 아주대 국방디지털융합학과 교수 koo69234@ajou.ac.kr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