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최측근 민간인인 양모씨가 몰았던 차량 블랙박스를 확보하는 등 집중 조사하고 있다.
공수처는 최근 양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계엄 선포 당일인 지난 3일 외부인의 국방부 장관 공관 출입 내역과 김 전 장관의 동선 등을 조사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18일, 19일이 아닌 그 이전에 1회 참고인으로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양씨가 계엄 당일 오전 장관 공관으로 ‘비밀 손님’을 카니발 차량에 태워 데려왔다고 보고 있다. 공수처는 지난 17일 국방부로 출장 조사를 나가 양씨가 접객 및 안내 등에 사용했던 손님용 카니발 차량의 블랙박스를 확보했다. 블랙박스에는 11월 28일부터 12월 17일까지의 기록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비밀 손님이 ‘계엄 기획자’ 의혹으로 구속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인지 현역 군 사령관들이었지는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았다. 앞서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검찰 조사 과정에서도 “노 전 사령관을 계엄 사흘 전인 지난달 30일 장관 공관에서 목격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양씨는 김 전 장관이 소대장일 때 통신병으로 처음 만나 오래 인연을 이어온 사이로, 김 전 장관이 대통령실 경호처장일 때도 함께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장관이 장관에 취임한 뒤로는 서울 한남동 장관 공관에 함께 기거하며 수족 역할을 했다고 한다.
특히 경호처와 국방부 내에서 ‘양 박사’ ‘양 비서관’ 등으로 불리며 김 전 장관 주변에서 각종 접객과 살림 등 여러 수행 업무를 도맡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양씨는 김 전 장관이 계엄 전부터 사용했던 개인 휴대전화 파기를 도와 검찰에서도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내란진상조사단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씨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민주당 진상조사단은 “김용현의 비서관 노릇을 하던 양씨는 소대장 시절 전령을 인연으로 경호처장 시절 이전부터 김용현의 공관에서 집사와 같은 역할을 해왔다”며 “중요 인사들에 대한 접객부터 이동 안내 및 수행 업무까지 다양한 임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인형 방첩사령관·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등과 김용현의 회동 당시 차량을 이용해 사령관들을 데려온 이 역시 양씨로 추정된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