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사회, '반도체' 중심 재편···전영현·송재혁·이혁재 합류

2025-03-19

삼성전자가 '반도체 전문가'를 중심으로 이사회를 재정비했다. 지난해 HBM(고대역폭메모리)과 같은 핵심 품목 대응 실패로 부진한 실적을 받아든 만큼 기술에 정통한 인사를 앞세워 재도약을 시도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19일 삼성전자는 이날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6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 선임과 재무제표 승인 등 안건을 표결에 부쳤고, 주주의 동의를 얻어 이들 모두를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전영현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과 송재혁 사장이 사내이사로, 이혁재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사외이사로 각각 이사회에 합류했다.

또 노태문 MX(모바일 경험)부문장과 김준성 싱가포르국립대 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 허은녕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등은 각각 연임에 성공했다. 작년 주총을 통해 삼성전자와 연을 맺은 신제윤 이사는 올해부터 감사위원으로도 활동한다.

삼성전자는 이사진 10명 중 30%를 반도체 전문가로 채웠다. 현재 반도체 사업을 책임지는 전영현 부회장, 송재혁 사정과 '기술통' 이혁재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범용 제품이 부진한 와중에 HBM과 관련해서도 좀처럼 주도권을 쥐지 못하는 상황 속에 분위기 전환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혁재 교수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전문가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퍼듀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루이지애나공대 조교수와 인텔 선임 엔지니어 등을 거쳤다. 아울러 대한전자공학회 회장을 지냈고 서울대에선 시스템반도체 산업진흥센터장과 인공지능반도체 대학원 사업단장, 반도체공동연구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 교수가 그간 쌓은 식견과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 반도체를 다시 본궤도로 올려놓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총 의장으로 나선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해 반도체 산업 경쟁 심화, IT 기술 급변 등 경영 여건이 쉽지 않은 가운데 매출 300조원을 넘기고,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늘렸다"면서 "2024년 회사의 브랜드 가치는 인터브랜드 평가 기준으로 사상 첫 1000억달러를 돌파하며 5년 연속 글로벌 5위를 수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부회장은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 중시 경영에 대한 방침도 공유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2024년 연간 9조80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11월에는 회사 가치가 저평가 됐다는 시장의 우려를 고려해 10조원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3개월간 1차로 취득한 3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은 지난 2월에 완료했고, 2차로 시작한 3조원의 자사주 매입도 충실하게 진행해 앞으로도 주주 중시 경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한 부회장은 "2025년은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어려운 한 해가 예상되지만 어려운 환경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회사의 경영철학에 집중하겠다"며 응원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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