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그맨 윤형민이 15년 만에 ‘윤형빈소극장’을 폐관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26일, 윤형빈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장문의 공지를 게재했다. 그는 “지난 15년간 운영했던 국내 유일의 공개코미디 전용관 ‘윤형빈소극장’은 문을 닫게 됐다”라고 밝혔다.
앞서 ‘윤형빈소극장’은 2010년 부산을 시작으로 2015년 서울 홍대로 확장했다. 해당 극장은 개그맨 윤형빈이 직접 설립하고 운영하면서 KBS2 ‘개그콘서트’에서 활약 중인 신윤승, 조수연, 박민성을 비롯해 개그맨 정찬민, 신규진, 김해준, 최지용, 박세미 등을 키웠다.

그는 “처음엔 그저 마음껏 웃기고 공연하고 싶다는 생각에 부산에서 조그맣게 시작했다”며 “조금씩 관객이 늘어나고 개그를 배우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생기면서 개그계에 좋은 인재를 육성하고 좋은 코너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기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또 좋은 비즈니스로 키워보려는 욕심도 있었던 것 같다고. 윤형빈은 “즐겁고자 시작했던 일이 어느덧 식구가 늘고 나름 살림이 커지다 보니 수익보다는 지출이 많아졌다”며 “즐거운 일들보다는 안타깝고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많아졌다”고 털어놨다.
다만 개그맨들이 자리를 잃고 무대가 없던 코로나 시절 차마 문을 닫을 수 없었다고 한다. 작은 무대라도 지켜야겠다는 생각 때문. 다만 KBS에 ‘개그콘서트’가 부활하면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또 다른 작은 토대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는 것.
윤형빈은 “현재 함께 공연하던 동료 후배들도 개그콘서트에서 다들 힘을 보태고 있다”며 “조금씩 늘어가는 관객분들을 보면 이제 개그와 개그맨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구나 조금은 안심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쩌면 지금이 가장 적당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쩌면 능력도 모자란 제가 뭐라고 괜한 자리에 가로막고 서서 더 빨리 좋아졌을지도 모르는 개그계에 괜한 오지랖을 부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고 부연했다.
30대와 40대를 15년간 매주 매일 무대에 오르며 참 즐거웠다고. 끝으로 “이제 떨리지만 그동안과는 또 다른 새로운 여정을 떠나보려고 한다”며 “낯설겠지만 처음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시작했던 윤소(윤형빈소극장)가 문을 열고 우여곡절 끝에 자리 잡아 나갔던 것처럼 또 새로운 길을 잘 걸어 나가보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박가연 온라인 뉴스 기자 gpy1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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