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고수도 모르는 갤럭시폰 ‘오션 모드’를 보고 왔습니다 [이동수는 이동중]

2025-01-27

산호초 복원 프로젝트 ‘코랄 인 포커스’

삼성전자, 혁신 기술 대거 지원해 기여

수중촬영용 ‘오션 모드’ 별도 개발하고

산호초 3D 맵 구축 위한 전자장비 지원

“해양 생태계 복원 위한 기술 개발 지속”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 유저분들, 소위 ‘IT 구루(권위자)’님들에게 질문이 있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 ‘오션 모드’라는 카메라 설정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없을 겁니다. 저도 처음 봤습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해양학 연구소 ‘스크립스’(Scripps)에서요.

스크립스에선 산호초 복원 프로젝트 ‘코랄 인 포커스’를 진행 중입니다. 미국 플로리다, 인도네시아 발리, 피지섬 인근 등 전 세계 산호초 주요 서식지에서 ‘산호초 3차원(3D) 지도’를 만들고 있습니다. 산호초 3D 지도를 만들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면 이전과 비교해 산호가 얼마나 자랐는지, 어떤 지역의 산호가 사라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환경오염에 따른 산호초 분포 변화를 파악하고 복원에 나설 수 있죠.

산호초 지도를 만드는 데 바로 삼성전자의 ‘오션 모드’가 사용됩니다. 바닷속에서 산호초 본연의 색상을 정확히 담아낼 수 있는 촬영 모드로, 코랄 인 포커스 프로젝트를 위해 특별히 개발됐습니다. 지난해부터 이곳 스크립스와 산호초 복원 작업이 한창인 전 세계 지역의 활동가들에게만 배포됐습니다. 저희가 오션 모드를 알지 못하는 이유죠.

물속에서 사진을 찍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유독 파란색이 도드라져 보입니다. 물이 파란색이라서일까요? 아닙니다. 빛의 파장과 관련이 있습니다.

햇빛이 물을 통과할 땐 붉은색 계열의 빛이 가장 먼저 흡수됩니다. 반면 파란색 계열의 빛은 물속 가장 깊은 곳까지 도달하죠. 보통 수심 30m를 넘어서면 파란빛 외에는 남지 않습니다. 보정 없이는 산호초, 물고기 등 피사체의 원색을 담은 사진을 찍을 수 없는 것이죠.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비영리 환경보호단체 시트리(Seatrees)의 레아 헤이즈는 오션 모드가 산호초 복원 활동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합니다. 그는 “산호초는 해양 생물의 터전이에요. 반드시 복원해야 하는데, 현지 활동단체들과 활동을 전개하면서 여러 기술적 한계가 있었어요”라며 “삼성전자의 혁신 기술로 이번 프로젝트에 가속도가 붙었어요”라고 말이죠.

오션 모드의 장점은 색 보정만이 아닙니다. 물속에선 사진이 흐리게 찍히는데, 오션 모드는 이를 선명하게 만들어줍니다. 셔터스피드를 아주 빠르게 설정해 피사체를 최대한 또렷하게 담아내고, 멀티 프레임 영상 처리 기술로 사진 결과물 내 모션블러 발생을 최소화한다고 합니다.

산호초 지도를 3D로 만들려면 수천, 수만장의 사진이 필요합니다. 물속에서 일일이 수만번 셔터를 누르다간 손가락이 남아나질 않겠죠. 오션 모드는 버튼을 한 번 누르면 다시 버튼을 눌러 멈추기 전까지 갤럭시 카메라가 알아서 일정 시간의 간격을 두고 계속 사진을 찍습니다.

샌디에이고 해변에 있는 스크립스의 실험실을 직접 찾아 연구원들에게 산호초 촬영에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생긴 변화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이런 곳에서 연구가 되나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갤럭시 이전에는 크고 무거운 DSLR 카메라를 들고 물속으로 들어가야 했습니다. DSLR 카메라를 감싸는 수중촬영용 틀(하우징)만 1만달러에 이를 정도로 비쌌고, 물리 버튼으로 사진을 찍어야 하므로 고장 날 위험도 컸습니다. 갤럭시 스마트폰이 도입된 이후론 비싼 장비를 망가뜨릴 걱정을 덜게 됐고, 훨씬 편하게 사진 자료를 모을 수 있게 됐다는 게 연구원들의 설명입니다. 참고로 삼성전자는 물속에서 갤럭시 스마트폰을 편하게 조작하기 위해 오션 모드 개발과 함께 전용 UX와 유압식 하우징, 3D 맵 구축에 필요한 고사양 노트북 등 관련 장비도 제공했다고 합니다.

스크립스 소속 스튜어트 샌딘 교수는 “산호초 연구에 있어 대량의 고화질 사진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모바일 기술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죠”라며 “삼성전자의 참여로 더 많은 사람에게 산호초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고 관심을 높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큽니다”라고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에서 지속가능경영사무국을 담당하는 다니엘 아라우조 상무는 코랄 인 포커스 프로젝트를 비롯한 기존의 다양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에 기술 혁신을 도입해 환경 보호를 넘어 생태계 복원까지 기여하는 행보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앞으론 갤럭시 스마트폰 진화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보는 재미도 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동 중’은 핑계고, 기자가 직접 체험한 모든 것을 씁니다

샌디에이고=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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