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K-방산 수출 선봉장”…현대로템 창원공장을 가다

2025-08-20

고도의 숙련 작업으로 폴란드향 K2 전차 생산 한창

40년 지난 K1 전차도 창정비 통해 국방력 강화 기여

K2 전차 필두로 2035년 글로벌 지상무기체계 5위 정조준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지난 14일 방문한 현대로템 창원공장은 폴란드로 수출하는 K2 전차 생산이 한창이었다. 생산현장은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지만 여느 공장과 달리 큰 기계음이 들리거나 자동화된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대신 여러 명의 작업자들이 직접 K2 전차를 조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방산 특성상 고도의 정밀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숙련공들의 정교한 수작업이 생산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었다.

◆뛰어난 생산 관리 능력으로 적기 납기 호평

생산 현장에 들어서면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K2 전차였다. 거대한 차체에 다양한 장비들이 들어가 있었고, 내부에서 작업자들은 사격 통제 시스템을 조립하고 있었다. 특히 6.4미터에 달하는 주포가 장착된 포탑은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했다.

전차 하나가 완성되기까지 수많은 공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각 단계에서의 세밀한 검수도 빼놓을 수 없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창원공장 내에서 실사격은 불가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장치 성능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만들어지고 있는 K2 전차들은 모두 폴란드로 납품되는 물량이었다. 현대로템은 지난 2022년 폴란드와 180대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고, 올해는 96대가 출하될 예정이다. 특히 계약한 물량들이 모두 적기에 납품되면서 K-방산의 뛰어난 생산 관리 능력과 품질 경쟁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수출 물량에 대해 레이아웃을 조정하고, 유휴시설을 확보해 생산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납품 지연은 없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차륜형 장갑차의 생산 현장도 볼 수 있었다. 차륜형 장갑차는 전차 대비 빠르게 움직일 수 있으며, 신속한 전투력 집중과 수색정찰은 물론 기동타격이 가능하다. 이날 본 차륜형 장갑차는 수륙양용 지휘소용으로 10명이 탑승할 수 있는 모델이었다. 지휘소용인 만큼 차량 내부에는 스크린 회의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다.

K1 전차의 창정비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차를 완전 해체·분해한 뒤 용접과 보수를 진행하는 고난이도의 작업이다. 모든 공정이 마무리되면 전장에서 즉시 활용해도 문제가 없는 새 전차 수준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K1 전차는 생산된 지 40년이 지났지만 지속적인 창정비를 통해 수명을 연장하고, 성능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우리나라의 국방력 강화 측면에서도 기여하고 있다.

생산 현장을 벗어나 K-2 전차가 직접 달리는 모습도 접할 수 있었다. 강력한 엔진소리는 웅장했으며, 56톤에 달하는 묵직한 차체를 힘차게 밀어냈다. 시속 65km로 질주하는 전차는 무게감을 무색하게 할 만큼 민첩했고, 평지는 물론 경사면 야지에서도 기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포신을 고정한 채 차체만 움직이는 정밀 조준 기술도 인상적이었다. 은폐를 위해 차체를 낮춰 나무나 덤불 뒤에 숨어 적의 시야에서 벗어날 수 있는 능력도 선보였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K2 전차는 기능상 시속 70km도 낼 수 있으며, 야지에서도 시속 50km를 유지할 수 있다”며 “경사면에서도 뒤로 밀리지 않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폴란드 2차 계약 이후로도 추가 수주 기대

현대로템은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먼저 지난달 폴란드와의 2차 계약을 통해 앞으로의 일감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다. 폴란드 2차 계약은 65억 달러(약 9조 원)에 달하며, K2 전차 180대를 납품하는 대규모 계약이다. K2 전차뿐만 아니라 구난·개척·교량 계열전차도 81대를 납품하는 것이 포함됐다.

폴란드와는 지난 2022년 기본계약 체결 당시 K2 전차 1000대를 구매하기로 하면서 2차 계약 이후로도 640대가 남아있어 추가 수주 가능성도 열려있다.

최우석 현대로템 폴란드PM1팀장은 “2차 계약에서는 폴란드 업체인 부마르와 현지화를 추진하는데 조립뿐만 아니라 MRO(유지·보수·정비) 기술까지도 이전해서 폴란드 군이 지속적으로 운용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폴란드를 K2 전차 유럽 생산 허브로 구축해서 유럽 내 제3국 수출 등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현대로템은 폴란드뿐 아니라 다른 국가로도 수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차세대 무기체계 개발에 속도를 내 2035년까지 글로벌 지상무기체계 5위에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정엽 현대로템 디펜스솔루션사업본부장은 “향후에 루마니아, 중동, 기타의 국가로 K2 전차는 계속 수출 활동이 있고,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유무인복합전차도 선행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인공지능)에 대한 표적 탐지, 전장환경을 AI로 직관적으로 인식하는 기술 등을 유무인복합전차에 탑재해 2030년까지 개발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R&D(연구개발)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대로템은 K2 전차 수출과 유무인복합 체계를 준비하는 선도적인 분야를 기반으로 2035년 글로벌 지상무기체계 5위에 올라갈 수 있도록 앞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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